이어령(80) 전 문화부 장관의 글과 김병종(61) 서울대 미대 교수의 그림이 ‘생명’이라는 주제로 만난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 영인문학관이 9일부터 내달 30일까지 이 전 장관이 생명을 주제로 쓴 시 10편과 김 교수의 ‘생명의 노래’ 연작 20여점을 어우르는 ‘생명 그리고 동행(同行)’전을 연다.
지난해 12월 팔순을 맞아 생명이 자본이다를 출간한 이 전 장관이 저서에 실었던 시와, 김 교수가 올해 초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연 전시회 ‘김병종 30년_생명을 그리다’에 내걸었던 그림을 한 자리에 놓고 글과 그림의 만남을 도모하는 통합적 전시회다. 김 교수는 이 전 장관의 시를 필묵으로 한지에 옮겨 담기도 했다. 강인숙 영인문학관장은 “동일한 주제를 놓고 회화적 표현과 언어적 표현의 교착점 속에서 우리가 상실한 생명공간을 재구성ㆍ재창조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김 교수가 이 전 장관의 제자였던 소설가 정미경씨와 결혼하면서 시작했지만, 김 교수는 10대 시절 이 전 장관이 1967년 펴냈던 에세이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를 화집처럼 아끼며 봤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 전 장관이 수십 년간 문화 활동을 해오며 만난 예술가들과 나눈 인연을 되짚어 보는 자리도 마련된다. 소설가 김동리 박완서 박경리 김승옥 최인훈, 시인 정한모 서정주 김남조, 해외 소설가 루이제 린저, 알랭 로브그리예, 극작가 외젠 이오네스코, 비디오작가 백남준, 건축가 김수근, 국악인 안숙선,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 등과 주고받은 편지, 서문, 사진, 애장품 등이 전시된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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