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언어가 빚어내는 에너지는 얼마나 확장될 수 있을까. 삶의 단면을 신체언어로 승화시킨 다양한 춤 공연을 한 자리에 모은 무용축제가 잇달아 열린다. 세월호 참사 후의 추모 분위기로 여러 축제가 취소되며 침체됐던 공연계가 예정된 연례 행사를 그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하는 등 조금씩 기지개를 펴는 분위기다.
우선 올해로 33회째를 맞는 현대무용 축제 국제현대무용제(MODAFEㆍ모다페)가 23~31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열린다. “전체 행사를 취소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기도 했지만 부대 행사를 최소화하고 무대 공연으로만 알차게 구성해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김현남 모다페 조직위원장)고 한다.
세계 무대에서 주목 받는 현대무용 작품을 꾸준히 소개해 온 모다페의 올해 주제는 ‘본능을 깨우는 춤’. 국내 대표 무용가들과 더불어 이스라엘, 핀란드, 헝가리, 영국, 일본, 네덜란드 등 7개국 19개 단체가 참가해 30여 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축제는 현대무용의 강국 이스라엘 작품으로 열고 닫는다. 개막작 ‘하우스’는 이스라엘 안무가 샤론 에얄과 가이 베하르의 레브 무용단 작품이다. 살색 의상을 입어 나체처럼 보이는 남녀 무용수가 신체의 유연성을 보여 주며 인간의 숨은 본능과 대화를 도모한다. 폐막작은 미학적인 무대 분할로 춤의 역동성을 극대화한 이스라엘 키부츠 무용단의 ‘만에 하나라도’다.
지난해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은 스타 무용수 한선천(‘터닝포인트’), 3년째 모다페에 초청되는 전혁진(‘디지로그’), 지난해 모다페의 안무가 발굴 프로그램 ‘스파크 플레이스’에서 우승한 주선희(‘무엇을 위해 기도하는가?’)를 비롯한 한국 무용수들의 개성 넘치는 무대도 기대를 모은다. (02)765-5352
민간 발레단과 안무가에게 창작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 우수 콘텐츠를 지원하는 제4회 대한민국 발레축제는 23일부터 6월 15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과 자유소극장에서 열린다. 공모로 선발된 중견과 신예 안무가의 작품 13편이 무대에 오른다.
이번 행사에서는 지난해 대한민국발레축제의 우수작인 김용걸댄스씨어터의 ‘워크 2 S’, 신무섭댄스씨어터의 ‘카르멘’, 와이즈발레단의 ‘외계에서 온 발레리노’와 지난해 창작산실 발레부문 우수작으로 뽑힌 이원국발레단의 ‘스코틀랜드의 꽃’을 다시 무대에 올린다. 우수 발레작품의 레퍼토리화 지원 차원이다.
축제 조직위원회는 발레 대중화를 위해 행사 기간 중 국립발레단의 갈라 공연(31일)을 비롯한 야외 무료 공연도 진행할 예정이다. (02)580-1300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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