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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기뻐하고 슬퍼했던 그 시절의 기억이 우리를 살아가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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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이 기뻐하고 슬퍼했던 그 시절의 기억이 우리를 살아가게 해"

입력
2014.05.1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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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작가 / 마음산책 제공
김연수 작가 / 마음산책 제공

소설가 김연수(44)가 10년 만기 적금 이자로 책 하나를 냈다. 만기를 맞은 적금은 10년 전 낸 산문집 청춘의 문장들인데 출간 이래 25쇄를 찍을 만큼 꾸준한 인기를 모은 스테디셀러다. 10년의 이자로 낸 책엔 더하기 부호를 붙여 청춘의 문장들+(마음산책 발행)라고 적었다. 속편이라면 ‘속’이나 ‘2’를 붙였을 텐데, 더하기 부호라면 첨언에 가까운 책이라는 뜻이다.

청춘의 문장들+는 작가와 청춘의 문장들에 대한 해설서 같다. 청춘의 문장들에서 10년, 청춘, 우연과 재능과 간절함, 직업, 소설, 불안, 점점 나아진다는 것, 책을 읽는다는 것, 치유 등 10개의 열쇠말을 꼽고 각 주제마다 서평가 금정연씨와 나눈 대담을 추가했다. 작가는 금씨와 인터뷰에서 청춘의 문장들이 10년을 맞은 것에 대해 “누군가 지금 이 책을 읽고 제게 잘 읽었다고 얘기할 때면, 무슨 불가사의한 일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1993년 등단한 작가는 “정말 열심히 써봤다고 해봐야 이제 겨우 12년 정도”라며 소설가로서 “정말 이젠 괜찮겠구나, 라고 생각한 건 2009년” 쯤이었다고 술회했다. 그는 소설을 쓰는 일을 “일종의 체념”이라고 했다. 세계는 몰두하면 몰두할수록 흐릿해지고, 모든 것을 바로 보려는 욕망은 이룰 수 없는 꿈이란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불확실성’과 ‘불가해성’은 김연수의 소설이 작동하는 원리와도 같다. 그는 “타인에 대해서는 쓸 수 없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인식 아래에서 쓰는 문장이 바로 겸손한 문장”이고 그것이 좋은 문장이라고 여긴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소설로 꼽은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2007)을 쓴 뒤에야 “하나의 진실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이 세계는 여러 겹으로 이뤄져 있다는 것, 그럼에도 우리의 삶은 하나라는 것” 등을 깨달았다고 했다.

40대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는 작가는 세상의 청춘들에게 더 많이 기뻐하고 더 많이 슬퍼하고 더 많이 갈망하라고 당부한다. “이뤄지든 안 이뤄지든 더 많은 꿈들을 요구했던 그 시절의 기억이 당신들을 살아가게 만든다는 걸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알게 될 테니” 라면서.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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