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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튜디오 등 곳곳에 유병언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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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스튜디오 등 곳곳에 유병언 흔적

입력
2014.05.1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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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경기 안성 금수원 내부를 언론에 공개한 기독교복음침례호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성=류효진기자 jsknight@hk.co.kr
18일 경기 안성 금수원 내부를 언론에 공개한 기독교복음침례호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안성=류효진기자 jsknight@hk.co.kr

"회장님 지침 항생제 안 써"

유씨와 연관성 드러나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은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의 본거지인 경기 안성시 보개면 상삼리 금수원 내부가 18일 언론에 공개됐다. 지난달 16일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처음으로 빗장이 풀린 금수원 곳곳에는 유씨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이날 금수원 내부 공개는 기독교복음침례회 교단이 먼저 제안해 이뤄졌다. 교단측은 “우리 교회는 오대양 사건 등과 전혀 관계가 없는데도 일부 언론에서 관련 보도를 계속하고 있어 이 같은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 금수원의 목장과 농장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오전 10시 50분쯤 정문에서 남서쪽으로 약 1㎞ 떨어진 출입문으로 진입한 금수원은 그간 알려진 것처럼 어마어마한 규모였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한 오솔길을 따라 200m 가량 걸어 들어가자 양어장으로 사용하는 저수지가 나타났다. 안내를 맡은 구원파 신도 구회동(51ㆍ의사)씨는 “금수원 안에 있는 13개의 저수지에서 뱀장어 메기 등을 양식해 신도들이 먹거나 판매해 연간 1억원 정도 수입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젖소 79마리를 키우는 순영목장과 유기농지, 농가 수십 채를 지나 30분 정도 더 가자 유씨가 2009년부터 머물며 사진 작업을 한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샌드위치 패널로 지은 스튜디오는 금수원 내 가장 큰 예배당 한쪽에 붙어 있었다. 바로 앞 축구장 3개 넓이의 초지에는 유씨가 사진을 즐겨 찍었던 고라니 한 마리가 뛰어 다녔다. 스튜디오 내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구씨와 교단 관계자들은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세간에서 부르는 것처럼 구원파가 아니며 유 전 회장이 (사실상) 교주라는 의혹 등도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구원파는 1960년 설립된 평신도복음선교회를 말하며, 1980년 기독교복음침례회가 설립될 당시 유씨는 이에 반대했고 이후에도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신도도 아닌 유씨에게 스튜디오를 제공하는 등 예우를 한 이유를 묻자 “교인들 삶에 영향을 미친 분이라 존경하는 것”이라며 “‘회장님’은 영농조합 등에 지침을 내리는 등 우리에게 멘토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복음침례회가 구원파와 다르다고 강조하면서도 실제 밀접한 관계임은 시인했다. 유씨 부자 체포를 위한 검찰과 경찰의 강제 진입 가능성에 대비해 엿새째 정문 안팎에 모여 ‘인간 바리케이트’를 친 이들 가운데도 “복음침례회와 구원파 교인들이 섞여 있다”고 말했다.

1시간 남짓 진행된 금수원 개방은 유씨와 선을 긋기 위한 복음침례회측의 강수였지만 오히려 유씨와 연관이 깊다는 방증이 됐다. 금수원에는 개인 스튜디오 등 그의 흔적이 적지 않게 있었고, 순영목장 관계자는 “회장님 지침에 따라 항생제를 쓰지 않는다”고도 했다.

유씨 측근으로 알려진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재옥 이사장은 유씨의 소재에 대해 “세월호 참사 뒤 1주일 정도 지나 금수원에서 만났고 얘기도 나눴다”며 “지금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가 질문이 이어지자 “신도들에게 들었고 개인적으로 연락은 안 한다. 담당 변호사에게 확인하라”며 말끝을 흐렸다.

한편 검찰은 유씨가 신도 차량을 이용해 금수원을 빠져 나갈 가능성에 대비해 경찰에 주변 검문검색을 강화할 것을 요청하고, 검찰 추적팀 30여명도 주변에 배치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안성=권재희기자 luden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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