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음식은 ‘밥’으로 통한다
최준식 지음
한울 발행ㆍ220쪽ㆍ1만8,000원
아침 식사를 빵이나 우유로 하는 ‘서양식 조식’을 하는 사람이 많다. 자연히 한식은 찬밥이다. 한식을 소개하는 책도 조리법에 집중할 뿐 전체적인 모습을 전달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규합총서 음식디미방 같은 고서에 나오는 한식이나 궁중식, 사대부 집안 음식을 주로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런 안타까운 현실에서 우리 음식문화 즉 한식을 제대로 알려주려고 책을 냈다. 저자는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종교 전문가다.
“한식은 어떤 음식인가”라고 외국인이 질문하면 우리는 어떻게 대답할까. 저자의 답은 간단하고 명쾌하다. “한식은 밥이다.”
좀더 풀어 보면 우리 음식은 대부분 밥을 먹기 위해 차려진다는 것이다. 저자의 한식 비유도 설득력이 있다. “밥이 왕이라면 국은 왕비이고, 장이나 김치 같은 것은 여느 반찬보다 격이 높으니 정승이고, 나머지 반찬들은 경중에 따라 그 밑의 관리라 할 수 있다.”
이런 비유처럼 우리는 아무리 맛있는 국이 나오고 좋은 반찬이 나와도 밥이 없으면 그 음식에서 아무런 의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래서 밥을 주식이라 하고 국을 비롯한 다른 반찬을 부식이라고 한다.
한국인을 포함해 많은 세계인이 쌀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쌀 주 성분이 탄수화물인데, 쌀에 들어 있는 탄수화물은 소화흡수율이 98%나 된다. 소화가 잘된다는 말이다. 쌀에는 6~7%의 단백질이 있고 밀에는 10~11%의 단백질이 있다. 그런데 단백가(체내 이용률)는 쌀이 70~80%나 되고 밀은 40~50%밖에 되지 않아 쌀에 양질의 단백질이 더 포함돼 있는 셈이다. 게다가 쌀 단백질에는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이 밀, 조, 옥수수 등 다른 곡식보다 2배 가까이 많다. 칼슘, 칼륨, 마그네슘 등 다양한 영양소도 포함돼 있다. 그래서 “쌀은 정말 훌륭한 식품”이라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반면 저자는 ‘시중 한정식’에 유감을 나타낸다. 예컨대 “대부분의 한정식집 줏대 없이 밥 우선주의를 버리고 서양식 원리에 따르고 있다”고 꼬집는다. 스테이크 등 메인 요리를 맨 마지막에 먹는 서양식을 따라 밥을 맨 나중에 낸다는 것이다. 그러면 부식만 주로 먹고 주식은 제대로 먹지 못하는 우스운 경우가 생긴다는 설명이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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