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소환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남 혁기(42)씨에 대해 미국 국세청도 탈세 등 혐의로 수사에 착수(본보 16일자 6면)한 가운데, 혁기씨가 현재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미 국세청 범죄수사국 관계자에 따르면 혁기씨는 세월호 침몰 참사 열흘 뒤인 지난달 25일 프랑스로 건너갔으며 내달 중 미국 뉴욕으로 돌아올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혁기씨는 미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사업 등 활동을 해 왔으며, 주 거주지는 미 뉴욕주 웨체스터카운티 파운드리지에 소재한 300만 달러를 호가하는 저택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세청 범죄수사국은 혁기씨에 대해 자국 내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교회의 헌금을 이용한 탈세 및 돈세탁 혐의를 수사 중이어서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범죄수사국은 프랑스에 머물고 있는 혁기씨가 6월 미국 뉴욕행 항공권을 예매해 둔 것으로 파악하고, 그가 미국에 입국하는 대로 신병을 확보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범죄수사국은 특히 유씨의 장녀 섬나(48), 차녀 상나(46)씨도 같은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려놓고 혁기씨의 귀국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혁기씨가 동시에 한국 검찰과 미국 국세청의 추적 대상에 오르면서 그의 향후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면 한국 검찰은 미 국세청측과 달리 혁기씨가 여전히 미국에 체류 중이라고 밝혀 아직 소재 파악도 제대로 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았다. 한 검찰 관계자는 “혁기씨의 거주지는 미국이 맞지만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으나, 다른 관계자는 “우리는 미국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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