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바람이 되어 / 신현림 지음
세월호 참사 이후 자주 오르내리는 추모시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국내 처음 번역, 소개한 시인 신현림이 2005년 출간한 동명의 포토 에세이를 새롭게 고쳐 다시 선보였다.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한 줄 한 줄 시인이 직접 찍은 사진과 펼쳐 보이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그 시의 유래와 의미를 살핀다. 시인은 이 시가 “살아 있는 자가 아닌 죽은 자가 쓴 시”라면서 영혼을 파고드는 불가사의한 힘이 있다고 설명한다.
2부에선 슬픔 치유시 25편, 3부에선 세계의 명문장 42편에 대한 시인의 단상을 소개한다. 세상을 떠난 사람들에 온갖 장점을 가져다 붙인 뒤 수월하게 잊어버리는 위선에 대해 쓴 장 그르니에의 글을 인용하며 시인은 “그르니에만큼이나 나도 유죄였음을 고백하고 싶다”고 적었다. 책 끝부분엔 시인이 직접 쓴 치료 시 8편과 SNS를 통해 지인들에게 받은 한 토막 문장들도 짧게 덧붙였다. 모두 세월호 참사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쓴 글이다. 시인은 “세상의 모든 상실의 아픔을 겪는 분들 옆에 이 책을 살며시 놓아드린다”라고 썼다. 사과꽃ㆍ208쪽ㆍ1만3,000원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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