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이면 중국이 우리나라를 제치고 세계 1위의 스마트폰 제조국으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세계 최대규모인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급성장한 중국산 스마트폰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의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중국 스마트폰 산업의 글로벌 도약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국가 기준)에서 한국(36%)에 이어 2위인 28%를 기록했다. 2011년 7%에 불과했던 점유율을 2년 만에 4배나 끌어올린 것이다. 업체별로 봐도 중국 기업은 상위 10위권에 화웨이(4.8%) 레노버(4,5%) ZTE(3.9%) 위롱(3.3%) 등 4개나 포함됐는데, 이들의 점유율 합계(16.2%)는 2위인 미국의 애플(15.6%)을 뛰어넘었다. 1위인 삼성전자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31.0%다.
스마트폰 후발주자인 중국기업들이 이처럼 무서운 성장속도를 보이는 건 물론, 드넓은 내수 시장에 의존한 측면이 크다. 2010년 8%였던 중국산 로컬 브랜드의 내수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무려 65%로 껑충 뛰었다. 1~10위 기업들 중에서도 삼성전자(17.8%, 1위)와 애플(7.7%, 5위)을 제외한 8개는 모두 중국 업체들이었으며, 이들의 점유율 합계는 51.4%에 달했다.
이런 추세로 볼 때 내후년 무렵엔 세계시장에서 중국산 스마트폰의 점유율이 한국산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아직까진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핵심 기술력 부족, 지적재산권 문제 등 성장제약 요인이 남아 있지만 아세안 등 잠재성장률이 높은 신흥시장에서 마케팅을 강화할 경우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다.
보고서는 이 밖에도 중국 업체들의 강점으로 ▦안드로이드 기반의 개방형 플랫폼 ▦안정된 부품 조달체계 ▦가격우위를 지닌 제조 역량 등을 꼽았다. 또, 분할방식 LTE 체제 육성 등 중국 정부의 지원책도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종기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이 글로벌시장을 계속 주도하려면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며 “중저가 제품 수요가 높은 신흥시장의 특성을 고려한 제품 다양화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모바일 반도체 등 핵심부품 분야에서의 비교우위 유지, 웨어러블 기기 등 차세대 성장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가 중요하다”며 “한중 협력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모색해 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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