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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反中시위 격화… 중국 공장들 피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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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反中시위 격화… 중국 공장들 피습

입력
2014.05.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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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반중 시위가 일어난 베트남 남부 빈즈엉 공단에서 한국 입주기업 직원(왼쪽)이 중국 회사로 오인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시위대를 향해 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반중 시위가 일어난 베트남 남부 빈즈엉 공단에서 한국 입주기업 직원(왼쪽)이 중국 회사로 오인하지 말라는 의미에서 시위대를 향해 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의 원유 시추가 시작된 파라셀 군도(베트남명 호앙사, 중국명 시사군도) 주변 해역에서 중국과 베트남 선박이 영유권 문제를 놓고 연일 충돌하는 가운데 베트남에서는 반중 시위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14일에는 흥분한 근로자들이 기물을 부수고 불을 지르는 과격 시위가 벌어졌고 중국산 제품 불매운동까지 전개될 태세다.

반중 시위는 중국업체들이 몰려 있는 베트남 남부 빈즈엉의 4개 공단에서는 잇따랐다. 주호찌민 한국대사관 등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며칠 사이 최소 15개 공장이 불에 탔으며 시위에 참가한 2만여 근로자들은 한자 간판을 사용하는 기업이나 상점을 보이는 대로 공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곳의 400여 한국 기업 중 50여 업체가 중국 기업으로 오인 받아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은 전날 파라셀 군도 인근 해상에서 항공기와 헬리콥터의 공중 지원 아래 모두 86척의 선박을 동원해 방어망을 구축하고 베트남 연안경비대 초계함과 어업감시선들의 접근을 봉쇄했다. 베트남 선박이 접근하자 대구경 물대포를 발사하거나 선체 충돌을 시도하며 강력 저지했고 이 과정에서 베트남 연안경비대 설비 일부가 파손됐다.

이와 관련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전화통화에서 중국의 남중국해 석유 시추 작업에 대해 ‘도발적’이라고 비판했고, 왕 부장은 이에 신중한 언행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외신에 따르면 필리핀 외무부는 난사제도의 존슨 산호초(중국명 츠과자오)에 대량의 모래를 쏟아 부어 매립작업을 하는데 항의했다고 14일 밝혔다. 중국이 실효지배를 굳히기 위해 기지나 활주로를 건설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필리핀은 보고 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14일 “대만에 여러 경로를 통해 남중국해 문제에서 공동 협력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히는 등 직접 이해관계가 없는 각국을 대상으로 외교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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