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서울시장 선거전이 다시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의 우세 국면으로 바뀌었다. 세월호 참사 이전인 3월 23~24일 조사 당시 1.7%포인트까지 격차를 줄였던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의 추격세는 세월호 참사의 직격탄을 맞고 20%포인트 밖으로 밀려났다.
이번 조사는 새누리당 후보 확정 직후에 실시됐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거세진 대여 비판여론 탓에 정 후보는 컨벤션 효과를 전혀 누리지 못하는 모습이다. 특히 정 후보의 경우 막내 아들의 ‘유가족ㆍ국민 미개’ 발언과 이를 옹호하는 듯한 부인의 말실수 등으로 직격탄을 맞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후보는 모든 지역에서 정 후보를 압도했다. 강북 전체와 강남 서부권은 박 후보 지지율이 50%를 넘었고 새누리당의 텃밭인 서초ㆍ강남ㆍ송파에서도 박 후보는 45.6%의 지지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 후보는 강북과 강남 서부권에서 30%초반대에 그쳤고 강남권에서도 36.0%로 떨어졌다. 3월 조사에서 정 후보가 강남에서 50.2%의 지지를 얻고 강북에서도 47~48%가량의 높은 지지를 확보했던 것과 비교하면 급전직하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새누리당 지지층 가운데서도 16.9%가 박 후보를 지지했고, 정 후보 지지는 73.2%에 그쳤다. 3월 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자의 79.4%가 정 후보를 지지했던 것을 감안하면 약 6%포인트의 지지층이 이반한 셈이다. 이에 비해 정 후보를 지지한 새정치연합 지지층은 4.1%에 불과했고, 박 후보 지지는 92.8%에 달했다.
계층별로는 박 후보의 핵심 지지층인 화이트칼라와 학생의 지지세는 더 공고해진 데 비해 정 후보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주부와 자영업자의 충성도는 현저히 줄었다.
연령별 지지율 차이는 비교적 뚜렷했다. 박 후보에 대한 지지는 2040세대에서 정 후보를 압도했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30대에서는 박 후보(76.6%)에 대한 지지가 정 후보(11.0%)의 7배 가까이나 됐고, 여론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40대에서도 박 후보(56.9%)는 정 후보(24.7%)를 두 배 넘게 따돌렸다.
반면 50대와 60세 이상 노년층에선 정 후보에 대한 지지가 높았다. 다만 50대의 경우 2월22~23일 1차 조사에선 두 후보간 지지세가 비슷했다가 새누리당 경선이 본격화한 3월 조사에선 정 의원 쪽으로 쏠림 현상이 뚜렷했는데, 이번 조사에선 다시 격차가 11.1%포인트로 좁혀졌다.
연령별ㆍ지역별ㆍ계층별 지지세 변화는 세월호 참사와 직접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리아리서치는 “세월호 참사 이후 전체적으로 여권의 지지 기반이 다소 이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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