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ㆍ경기 지역 유권자 절반 이상이 세월호 참사가 6ㆍ4 지방선거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데 일정 부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5명 중 1명 이상은 지지후보를 바꿀 정도라고 답해‘세월호 표심’이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지지후보 결정에 얼마나 영향력을 미쳤는지 묻는 질문에 “지지후보를 바꿀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영향이 있었다”는 응답은 서울 36.6% 과 경기 38.1%이었다. “지지후보를 바꿀 정도의 영향이 있었다”고 답한 비율도 서울 19.3%, 경기 21.8%에 달했다. 전체적으로 서울(55.9%)과 경기(59.9%)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세월호 사고가 선거에 영향이 있다”고 답한 것이다. 반면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은 서울 38.9%, 경기 36.4%에 그쳤다. 특히 서울 내 새누리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강남ㆍ동 지역에서 “지지후보를 바꿀 만큼의 큰 영향을 끼쳤다”는 응답이 27.4%로 나머지 서울지역 평균(17.8%)보다 높아 눈길을 끌었다. 안산 단원고가 소재한 경기 지역은 서울에 비해 특히 주부(59.9%)와 학생(77.3%) 층에서 “영향이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 하락세도 뚜렷했다. 특히 서울 지역에서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가 49.6%로 “잘하고 있다”(44.8%) 보다 높게 나와 민심 이반이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경기에서는 긍정평가가 50.3%로 부정평가(46.3%)보다 다소 높았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전 조사에서 서울ㆍ경기 모두 60%대 지지율을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박근혜 정부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당지지도에서는 새누리당이 대폭 하락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옮겨가는 대신 무당파 비율이 늘어나 정치불신에 따른 투표율 하락 가능성도 엿보인다. 서울ㆍ경기 유권자 10명 중 7명 이상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꼭 투표할 것”이라고 답했지만 투표 포기 유권자들이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은 측면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에선 새누리당 지지도가 38.7%로 지난 3월 조사(52.2%)에 비해 무려 13% 이상 추락하며 50%대가 무너졌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32.4%로 지난 조사보다 3.6% 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고, 대신 무응답은 20.7%로 늘었다. 코리아리서치 사회여론조사본부 박석호 부장은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는 민심의 흐름을 야당이 받아내지 못하는 기형적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에선 새누리당 지지율은 47.0%로 지난 조사보다 9.1% 하락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27.3%, 무응답은 15.7%로 나타났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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