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김종준 하나은행장에 대한 압박이 2라운드에 접어든 모습이다. 김 행장이 중징계 확정 직전 8,000만원 가량의 성과급을 받은 것을 놓고 “적절치 못한 처사”라며 하나은행 종합검사와 함께 적절성 여부를 집중 들여다보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김 행장에 대한 사퇴압박을 지속하겠다는 신호로 여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17일 계열사 임원 72명에게 주식연동 성과급 74억원을 일괄 지급했다. 김 행장 등 하나은행 임원 50명은 2011~13년 경영실적에 따른 성과급 50억원을 현금 지급받았다. 장승철 사장 등 하나대투증권 임원 14명이 합계 15억원을, 정해붕 사장 등 하나SK카드 임원 8명은 9억원을 수령했다.
김 행장도 7,800만원을 받았는데 당국은 이번 성과급 지급 의결이 중징계를 받기 전날인 16일에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성과급을 전액 받기 위해서 중징계 전 서둘러 지급 결정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내규상 중징계를 받을 경우 이사회 의결로 성과급이 절반까지 깎이게 돼 있기 때문. 금융감독원은 김 행장이 성과급을 받기로 결정한 다음날인 17일, 그가 하나캐피탈 사장 시절(2011년) 영업정지 된 미래저축은행을 부당 지원했다며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의결했다.
하나 측은 “이번 성과급은 지난 3년 연동으로, 매년 4월쯤 지급해 징계와 무관하게 정상적으로 진행된 것”이라며 “징계를 받으면 성과급이 줄어들 수는 있으나 그것은 올해 경영실적 등과 연동되는 사안으로 내년 이후 성과급과 연동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중징계를 사전 통보 받은 이상 김 행장의 성과급은 문제소지가 있다고 보고, 내달 하나은행 종합검사에 따른 제재 방안에 포함시킬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하나 측이 과거 실적이라고 주장하는 2011년에 회사에 손실을 끼쳐 중징계까지 받았는데도 성과급 전액을 받았다는 게 도덕적으로나, 규정 자체로도 부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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