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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천년 고도인 교토의 문화 안 보면 서운할 명소 담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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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천년 고도인 교토의 문화 안 보면 서운할 명소 담았죠"

입력
2014.05.1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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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년 동안 수도의 지위를 지켰던 교토는 일본 문화의 정수임과 동시에 수많은 우리 문화의 자취를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최근 10권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교토의 역사를 낸 유홍준(사진) 명지대 석좌교수는 13일 저녁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독자들을 상대로 출간 기념 강연회를 열었다. 700여 명의 독자가 참가한 이 자리에서 유 교수는 “교토 지역 전체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등재 문화재 17개, 3,000개에 달하는 사찰들이 산재해 있어 이들을 두루 답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빼놓으면 서운하다고 할 명소들을 통해 교토를 보고 배울 답사의 모범 답안을 감안해 책을 썼다”고 말했다. 그는 “책에 담을 교토 답사 일정표를 짜는 작업이 너무나 복잡해서 마치 미적분을 푸는 기분이었다”고 덧붙였다.

유 교수의 책은 5세기 후반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도래한 집단인 하타(秦)씨 일족이 일궈낸 일본 문화 유적에 집중한다. 일본 국보 제1호인 광륭사의 ‘목조 미륵반가상’에 어린 우리 민족의 흔적, 하타씨가 습지였던 교토 분지를 개간한 과정, 이들이 건설한 광륭사와 마쓰오 신사, 그리고 고구려 도래인인 야사카(八坂)씨 일족이 세운 야사카 신사와 법관사 오중탑에 얽힌 이야기들을 다양한 시각과 스토리텔링을 동원해 풀어놨다.

하지만 유 교수는 일본 천년 고도인 교토의 문화가 오직 한민족에 의해 일어섰다는 방식으로 접근하지 않았다. 그는 “수백 년 넘게 일본에서 살아온 하타씨 일족이 건설한 신사는 분명 일본인의 힘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1,000개의 등신불이 죽 늘어선 삼십삼간당을 바라보면 일본 문화에서 배울 게 많음을 직감적으로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내가 (교토 문화재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이를 공감하고 이해한 이들의 저작을 인용해서라도 충실하게 문화유산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며 “일본 답사기는 국내 답사기와 달리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공유한다는 마음으로 읽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 교수는 이 책에 이어 조만간 열한 번째 답사기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교토의 명소를 통해 교토의 이모저모를 추가로 독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1993년 출간이 시작돼 올해로 21주년을 맞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시리즈는 지금까지 350만여 권이 팔렸다. 유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교토의 명소를 끝으로 일본 문화 답사를 마감하고 다시 국내 문화재와 유적 답사로 시리즈를 이어갈 계획이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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