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의원이 10일 압도적 표차로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된 것은 높은 인지도와 탄탄한 당내 조직력이 바탕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경선 초반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 왔던 정 의원이기에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여론조사 지지율과 국민참여인단 득표수를 합산한 결과에서 정 의원은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 우선 인지도의 척도인 여론조사에서 타 후보들을 멀찌감치 앞섰다. 정 의원은 3개 여론조사기관 조사결과, 60.2%(표 환산 시 541표) 지지율로 김황식 전 총리(26%ㆍ234표)와 이혜훈 최고위원(13.8%ㆍ124표)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당심이 반영된 국민참여인단 선거에서는 더 큰 차이를 보였다. 총 유효투표 수 3,598표 중 정 의원이 2,657표(73.85%)를 획득한 반면, 김 전 총리(724표ㆍ20.12%)와 이 최고위원(217표ㆍ6.03%)은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경선 초반 당 안팎에서는 비주류인 정 의원과 친박계 지지를 등에 업은 김 전 총리의 대결이 민심(여론조사)과 당심(국민참여인단) 구도가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정 의원이 민심과 당심을 모두 얻은 결과로 나타났다. 이는 세월호 참사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며 당내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새누리당 지지자들과 당심이 당선 가능성이 높은 정 의원에게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역전 굿바이 히트”를 장담한 김 전 총리는 늦은 출발을 만회하기 위해 이른바 ‘박심 마케팅’에 주력했지만 사실상 효과를 보지 못한 셈이 됐다. 더욱이 최장수 총리로 호남 출신이라는 배경에 따라 표의 확장성이 정 의원보다 뛰어나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이를 효과적으로 전파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선 초반 ‘컷 오프’룰에 반발, 한때 경선 보이콧 움직임을 보인 것도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이 됐다. 이혜훈 최고위원은 3위에 그쳤지만 경선을 완주하면서 7월 재ㆍ보선에서 도약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서울시장 경선을 끝으로 광역단체장 후보를 모두 확정한 결과 친박 주류의 퇴조와 비주류의 약진이 두드러지면서 당내 역학 구도에 적잖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세종특별시를 포함, 광역단체 17곳 중 비박ㆍ비주류 후보들이 선출된 지역은 12곳, 친박 후보가 선출된 지역은 5곳이다. 특히 ‘친박 성지’인 대구에서 권영진 후보가 친박계 서상기 의원을 누른 것은 변화하는 당심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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