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쏘나타가 ‘국민차’ 자리에 재등극하는 데 성공했다. 절대강자였던 옛 영화까지 되찾을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모든 연령대에서 고른 인기를 얻으며 출시 첫 달 베스트셀링카 자리에 올라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출시된 신형 쏘나타(LF)는 지난달 말까지 모두 1만1,904대가 판매됐다. 단일 모델로 1만대 이상 팔린 경우는 2012년 12월 아반떼(1만211대) 이후 처음. 쏘나타 모델 중에서는 2010년 12월 직전 모델(YF)이 세운 1만186대 이후 40개월 만이다.
통상 신모델이 나오면 신차 효과로 인해 폭발적인 판매 기록이 나온다. 이번 모델은 평소보다 2배 이상 많은 일 평균 500여대가 팔린 셈인데, 이전 세대 모델(YF)의 경우 취ㆍ등록세 감면 혜택 등으로 출시 첫 달 일평균 720여대가 팔리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중장년층에 주로 팔리던 쏘나타가 수입차의 주력 구매층인 20~30대 층까지 파고들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지난달 6일 본격 고객에 인도되기 시작한 신형 쏘나타 4대 중 1대는 20~30대가 구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젊은 층의 구매력 증가와 함께 젊은 디자인으로 쏘나타가 세대를 거듭할수록 구입 평균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라며 “7세대 신형 쏘나타에 이르러 30대 구매 비중(20.7%)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20대 구매 비중도 이전 모델(3.4%) 보다 두 배 가량 많은 6.4%를 기록, 20~30대 구매 비중은 27.1%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40대(24.0%)와 50대(23.7%), 60대 이상(25.2%)에서도 이와 비슷한 비율로 판매가 일어났다. 사실상 모든 연령층에서 고르게 선택을 받았다는 얘기다.
현대차 측은 연령층 저변이 확대된 것에 고무된 분위기다. 현대차 관계자는 “국산차와 수입차를 망라해 국내에서 팔리고 있는 전 차종을 통틀어 이처럼 모든 연령층에서 골고루 구입하는 자동차는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쏘나타의 바로 아래 급으로 또 하나의 ‘국민차’로 불리는 아반떼의 경우 구매자 70% 가량이 20~30대이다. 위 급인 그랜저의 경우 40대 이상이 주력 구매층이다. 따라서 판매량과 관계없이 구매 연령층만 본다면 LF쏘나타가 진짜 ‘국민차’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다.
사실 출시 초기만해도 쏘나타는 중장년층의 자동차였다. 1980년대 중반 출시된 1세대 쏘나타의 경우 구매자 85%가 60대 이상의 노년층이었다. 물론 당시 젊은 층은 이 차를 살 만한 구매력이 없기도 했지만, 어쨌든 쏘나타는 ‘할아버지차’로 불렸다. 이후 4세대, 5세대에서도 구매자 절반 가량은 60대 이상의 노년층이었다.
변화는 6세대부터 본격화됐다. YF 쏘나타는 디자인 컨셉트가 워낙 특이해 호ㆍ불호가 확실히 갈렸던 모델인데 60대 이상의 구매자 비율이 거의 반으로 감소한 대신 30~40대의 구매 비중이 종전 모델이 비해 각각 3배, 2배 가량 높아지면서 ‘아버지차’로 불리게 됐다. 그리고 이번 모델은 ‘오빠 차’ ‘삼촌 차’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이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지난해 말부터 적용된 새 디자인(플루이딕 스컬프쳐 2.0) 덕분에 젊은 느낌의 모델이 출시되고 있다”며 “자동차 시장의 주력 소비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는 것은 앞으로도 판매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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