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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만 보는 길환영 사장 사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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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만 보는 길환영 사장 사퇴해야"

입력
2014.05.09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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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세월호 희생자 수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 비교 발언 논란'에 대해 기자들에게 해명한 뒤 기자회견장을 나가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세월호 희생자 수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 비교 발언 논란'에 대해 기자들에게 해명한 뒤 기자회견장을 나가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 수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함께 거론해 논란이 됐던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김 국장이 사의를 밝히며 길환영 KBS 사장의 사퇴를 요구해 KBS의 공정성, 자율성, 독립성 등의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김 국장은 9일 서울 여의도동 KBS 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논란이 된 발언들을 해명했다. 그는 자신이 “세월호 사망자는 교통사고에 비하면 그리 많지 않다”고 한 발언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다가 “KBS 사장은 언론 독립에 확고한 가치가 있는 인사가 돼야 하며 단임제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눈치만 보며 사사건건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해온 길환영 사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깜짝 발언한 뒤 “사장 임기는 보장돼야 하며 보도본부의 독립성을 위해 노조의 신임 투표를 철폐하고 보도본부장 임기 3년도 보장돼야 한다”고 말해 기자회견을 준비한 KBS 관계자들을 당황케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 세월호 사망자 수 비교’ 발언이 논란을 빚자 임창건 보도본부장과 이준안 취재주간이 전날 안산의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았다가 유가족과 충돌하고 이어 유가족이 KBS를 항의 방문한 것을 해명하는 자리였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앞서 3일 “김 국장이 4월 28일 회식 자리에서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라고 발언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김 국장이 이에 “세월호 참사는 기본적으로 안전 불감증에 의한 사고여서 이를 계기로 안전 불감증에 대한 시리즈물을 기획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며 “교통사고의 경각심도 일깨워야 한다고 발언했는데 노조가 전체 내용을 싣지 않고 성명서를 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조의 일방적 주장을 그대로 보도하고 반론을 싣지 않은 언론에는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국장이 자신의 발언을 해명하면서 길 사장의 퇴진을 요구한 것은 KBS의 내부 갈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사고를 취재했던 KBS 38~40기 기자들이 앞서 7일 자사의 편파보도 등에 대한 반성문과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이후 PDㆍ아나운서ㆍ기술직을 포함한 38기 전원, 24기 라디오 PD 그리고 기술인협회ㆍ경영협회ㆍPD협회가 길 사장과 간부들의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연이어 발표했다.

언론노조 KBS 본부의 관계자는 “김 국장이 길 사장의 사퇴를 요구한 것은 세월호 참사 보도 과정에서 독립성이 훼손됐다는 주장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라며 “세월호 희생자 가족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정권 비호에 급급한 보도에 대한 분노이지 김 국장의 발언만 문제 삼은 게 아니며 따라서 사측은 물타기 시도를 그만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길 KBS 사장은 이날 희생자 가족이 모여 있는 청운효자동주민센터를 방문해 “KBS와 보도국장의 부적절 발언으로 상처를 준 데 대해 보도국장의 지휘ㆍ감독 책임을 진 사장으로서 사죄한다”며 김 국장의 사표를 수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사의를 표명한 김 국장은 이날 밤 JTBC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길 KBS사장이 평소에도 끊임없이 보도에 통제를 가했다”며 “한 예로 윤창중 사건을 톱뉴스로 올리지 말라고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도 통제에 대해 청와대의 지시도 있었냐는 질문에는 “길 사장이 대통령만 보고 가는 사람이다. 당연히 권력은 (KBS를) 지배하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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