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내부 자료에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이 1999년 2월 24일 입사한 것으로 돼 있으며 사원번호도 부여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씨는 청해진해운의 지분이 전혀 없지만 ‘회장님’으로 불리며 실질적으로 경영에 관여해 온 단서가 잇따라 확보됨에 따라 유씨 사법처리를 겨냥한 검찰의 수사에 속도가 붙고 있다.
8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 사고 원인을 수사 중인 검ㆍ경합동수사본부는 청해진해운으로부터 유씨의 사원번호 ‘A99001’가 명시된 임원현황 자료를 최근 임의제출 형식으로 받았다. 사번에 붙은 ‘A’는 사무직을 뜻하며, ‘B’로 표시하는 선박직과 구분된다. ‘99001’은 1999년 첫 입사자라는 의미다. 검찰은 이와 함께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청해진해운의 비상연락망에 유씨가 회장으로 기재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유씨 일가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이들 자료를 합수부에서 넘겨받아 유씨의 배임ㆍ횡령 등 혐의를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검찰은 해외에 머물며 이날 3차 소환에도 불응한 유씨의 차남 혁기(42)씨와 장녀 섬나(48)씨, 유씨의 최측근인 김혜경(52) 한국제약 대표이사와 김필배(76) 전 문진미디어 대표이사 등 4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자진 출석하지 않아 매우 유감스러우며 그에 상응하는 불이익이 따를 수밖에 없다”며 “이들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하고 여권 무효화 및 범죄인 인도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유씨 일가가 소유한 계열사들의 지주회사인 아이원아이홀딩스 감사 박모(55)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유씨 일가의 여러 계열사에 이사로 등재돼 있는 박씨는 유씨 일가의 회사 자금 횡령 및 비자금 조성 등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유씨 사진을 고가에 구입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로 이재영(62) ㈜아해 대표이사를 구속했다. 최의호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높다”고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한편 인천지검 해운비리 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 1차장검사)은 이날 선장들이 제출한 허위 안전점검 보고서를 검증 없이 허가한 혐의(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사문서 위조 등)로 전날 체포한 해운조합 인천지부 소속 운항관리자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인천=김청환기자 ch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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