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추돌사고로 249명이 부상한지 6일 만에 지하철 1호선에서도 신호기 오작동으로 인한 사고가 발생했다. 하루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서민의 발’ 지하철이 오히려 시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8일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5분쯤 지하철 1호선 용산역에서 출발한 동인천행 급행열차가 경기 부천시 송내역과 인천 부평구 부개역 사이에서 급정거 한 뒤 100m 가량 후진했다.
용산~동인천 급행열차는 송내역 정차 후 부개역에서는 서지 않고 다음역인 부평역에 정차해야 한다. 그런데 그냥 지나쳐야 할 부개역을 채 못 가서 열차가 멈추고 후진까지 하자 승객들은 심각한 사고가 발생한 줄 알고 불안에 떨어야 했다. 열차는 19분 뒤 다시 운행을 재개해 부개역을 통과했고 이 과정에서 다행히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열차가 갑자기 멈춰선 것은 2호선 추돌 사고와 마찬가지로 신호기 오작동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코레일은 녹색 ‘진행’ 신호가 켜져 있어야 할 구간에서 적색 ‘정지’ 신호가 들어오자 기관사가 열차를 세운 것으로 보고 있다. 기관사는 부개역에 연락해 상황을 확인한 뒤 종합관제상황실과 무전으로 승인을 받아 재운행을 했으나, 열차가 멈춰 선 곳이 전기가 연결되지 않는 절연구간이어서 추진 동력을 얻기 후진했다는 게 코레일의 설명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해당 구간은 1㎞를 운행하면 지면이 10m 높아져 열차 자체 동력으로 통과하려면 시속 45㎞ 이상 속도를 내야 해 후진을 한 것”이라며 “역주행이 아닌 정상적인 관제에 따른 것이고, 당시 열차 내 안내방송도 계속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코레일은 신호기 오작동이 신호기 자체 고장 탓인지, 다른 이상이 발생해 정지 신호가 들어온 것인지 조사 중이다.
한편 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여객선 고장이 잇따르는 가운데 이날 낮 12시 9분쯤 충남 태안군 격렬비열도 인근 해상에서 655명이 승선한 한중 국제여객선 CK-스타호가 엔진 고장을 일으켰다. 중국 장쑤성 롄윈에서 출항한 CK-스타호는 이후 서행해 예정 시간보다 약 4시간 지연된 오후 9시쯤 평택항에 입항했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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