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완구 신임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표 경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건강한 당정청 긴장관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 안팎에서 “청와대를 향해 쓴 소리를 해야 한다”는 주문이 그만큼 강하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가 친박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친박 실세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가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이 원내대표의 당면 과제는 정부와 호흡을 맞춰 세월호 참사라는 국가적 재난상황을 수습하는 일이다. 그는 이날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시신 수습도 안 된 마당에 국회가 국정조사, 국정감사, 특별검사를 한다고 하면 유가족과 국민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면서 사태 수습이 우선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국정조사 강행 방침으로 맞서 있어 이 원내대표가 첫 발을 성공적으로 떼기가 만만치는 않을 전망이다.
코앞에 닥친 6ㆍ4지방선거에서 선전해야 하는 과제도 막중하다. 특히 그는 14일로 임기를 마치는 황우여 대표를 대신해 7월 중순 전당대회까지는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 당 전체를 이끌어야 한다. 비대위원장인만큼 선거 책임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패배할 경우 그는 적잖은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된다. 물론 승리하게 되면 이 원내대표의 정치적 위상은 한 단계 상승할 수 있지만 세월호 참사 여파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국면이라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
세월호 참사 수습과 6ㆍ4지방선거 결과는 그의 리더십과 미래 행보를 가늠할 중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 원내대표가 공언한 ‘당정청의 긴장관계’ 설정도 그의 리더십을 확인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대통령에게 고언을 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세월호 사고로 드러난 정부의 무능함을 지적하고 선제적으로 대책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라는 유보적 평가가 적지 않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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