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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총수들 '감투' 기피… 경제단체장 밭을 분 누구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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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총수들 '감투' 기피… 경제단체장 밭을 분 누구 없소?

입력
2014.05.0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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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제 5단체 가운데 하나로 사용자측을 대표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두 달 넘도록 회장공백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이희범 전 회장이 2월 물러난 뒤 아직까지 후임자를 찾지 못한 탓이다.

이는 재계 전반에 걸친 경제단체장 기피현상 때문으로, ‘맡아봐야 득 될 것이 없다’는 인식이 점점 더 확산되는 추세다.

8일 경총에 따르면 이미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 이장한 종근당 회장과 이웅열 코오롱 회장, 김 윤 삼양사 회장 등을 후보로 압축해 의사를 타진했지만 모두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총 관계자는 “회장단과 임원들이 백방으로 뛰며 회원사 오너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며 “기본적으로 총수들이 하마평에 오르는 것조차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오너들이 경총 회장을 기피하는 건 무엇보다도 껄끄러운 노동계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에 대응해 사용자측 논리를 개진해야 하는데다, 통상임금 및 근로시간 단축 등 워낙 민감한 현안이 많아 오너들이 맡기를 극도로 꺼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1970년 설립 후 40여년 동안 거쳐간 회장이 5명에 그칠 정도였고, 전임 회장 선임 때에도 오너들의 외면으로 7개월여에 걸친 수장공백상태 끝에 관료출신인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장관이 영입됐다.

사실 그룹 총수들의 경제단체장 거부현상은 재계대표기구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도 마찬가지다. 허창수 현 전경련 회장도 자발적이라기 보다는 등 떠밀리다시피 맡았고, 1차 임기가 끝난 작년에도 ‘대안이 없다’는 이유로 연임에 들어갔다. 재계의 한 소식통은 “허 회장의 두 번째 임기가 내년 2월 종료되는데 본인은 더 이상 맡을 의향이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그렇다고 주요 그룹 총수 중에 마땅히 나서는 사람도 없어 상당한 애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주도의 경제 개발이 이뤄질 때만 해도 정부의 카운터파트로 나선 경제단체장들의 위상과 영향력이 대단했지만 시장원리에 따라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상황에서 경제단체장의 매력은 떨어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이 경제 성장을 주도할 땐 전경련이, 무역입국 붐이 일 땐 무역협회가, 노사분규가 극심할 땐 경총의 영향력과 인기가 높았지만 이들 단체들이 예전과 같은 영화를 다시 누리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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