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님들께 죄송하고 우리 학생들한테 미안하다는 말 밖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7일 오전 전남 진도체육관 인근 대한불교조계종 천막 안에서 만난 안산 단원고 김진명 교장. 그는 “나라가 잘못되면 대통령이 책임을 지듯이 이번 사고 책임도 전적으로 학교장에게 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달 24일 단원고의 수업이 정상화되면서 한동안 안산에 머물렀던 김 교장은 지난 2일 다시 진도로 내려와 매일 팽목항과 진도체육관을 오가며 시신 수습상황을 확인하고 실종자 학부모들을 만나고 있다. 그는 “‘왜 수학여행을 갔느냐, 왜 배를 태워 보냈느냐’는 원망부터 ‘선생님들도 고생이 많으시다’는 격려까지, 학부모님들의 말씀 하나하나를 그저 경청하는 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9월 단원고 교장으로 부임하기 전까지 교감으로 재직했던 안산의 한 고등학교에서 그는 당시 교장과 상의해 수련회와 수학여행을 폐지했다. 지난해 7월 태안 해병대캠프 참사로 인해 학생들의 단체여행에 대한 안전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는 “단원고 전 교장이 이미 1년 전에 선사와 수학여행을 계약해 놓은 상황이었다”며 “위약금을 물더라도 교장인 내가 취소했어야 했는데 모든 게 나의 불찰”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까지 단원고 실종자 수는 학생 22명, 교사 5명이다. 김교장은 “마지막 한 명을 찾을 때까지 진도에 머물고 싶지만 수업 중인 학교를 마냥 비울 수도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진도=조아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