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임원 보수공개 후 고액연봉 논란에 휘말렸던 대기업 총수들이 줄줄이 ‘무보수’ 선언을 하고 있다. 최근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올해 보수를 받지 않겠다고 말한 데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해 급여 301억원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SK그룹은 7일 “최 회장이 지난해 받은 보수에 대한 사회적 비판을 감안해 급여 전액을 공익적 용도로 사용하기로 했다”며 “반납 방식 및 사용처에 대한 실무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3월 등기임원 연봉공개로 여론이 악화되자, 단순히 회사에 반납하기 보다는 사회공헌, 기부 등의 형태로 환원하기로 한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배임 등 혐의로 수감생활을 하면서 실질적으로 경영참여를 못했음에도 등기이사로 있던 ㈜SK,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 C&C 등 4개 계열사로부터 총 301억원의 보수를 받아 비난을 샀다.
최 회장은 또 SK C&C 임원직 사임과 함께 퇴사 절차를 밟고, 지난 15년의 재직기간 쌓인 수십 억원의 퇴직금 역시 포기하기로 했다. 그는 올해 ㈜SK,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3개 계열사의 비상근 회장으로 재직하되 무보수 집행임원으로 남으면서 올해 및 지난해 성과급을 받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 회장이 올 초 대법원 유죄 판결 이후 보수 처리방식을 미처 결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연봉공개가 이뤄져 무척 아쉬워했다”며 “유의미한 공익적 사용처에 대해 깊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지난해 경영부실이 심했던 GS건설로부터 올해 보수를 받지 않기로 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역시 신임 한진해운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하며 “회사가 흑자를 낼 때가지 연봉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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