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최근 단행한 명예퇴직으로 회사를 떠난 직원들을 이동통신 대리점처럼 활용키로 했다. 이에 대해 경쟁업체들은 '인해전술' '변칙영업'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KT는 '이유 없는 헐뜯기'라고 맞서고 있어, 업계가 또 한번 시끌시끌하다.
7일 KT에 따르면 이달부터 명퇴자들이 매장을 개설하지 않고 혼자서 이동통신 대리점 영업을 할 수 있는 ‘골든브리지 1인 영업점 제도’를 시작했다. 원래 골든브리지는 KT 직원들이 이동통신 가입자를 모집하면 장려금을 지급하는 일종의 사내 영업장려 프로그램인데, KT는 이를 명퇴자 대상으로 변경했다. 즉 명퇴자들이 KT의 판매 자회사인 KT M&S의 1인 영업점으로 등록한 뒤 ▦첫 6개월 동안 매달 LTE 가입 1건 ▦6개월 이후에는 매달 LTE 가입 5건 이상 유치할 경우 가입자 1명당 매출액의 4.5%를 매달 지급한다.
KT가 이 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명퇴자들의 생활에 보탬이 되고 가입자도 늘릴 수 있는 일석이조 효과 때문. KT 관계자는 “이동통신 대리점을 개설하려면 매장 임대료 및 휴대폰 구입비 등 수억 원 이상 자본이 필요하다”며 “1인 영업점은 재택에서 전화 영업을 하기 때문에 이런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KT는 지난달 실시한 희망퇴직을 통해 8,300명의 인력을 줄였는데, 이 제도가 퇴직자들의 생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경쟁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2012년 KT는 골든브리지 제도를 운영하면서 직원들에게 과다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논란이 일어 방송통신위원회의 경고를 받은 전력이 있는데, 사실상 이를 변칙 부활했다는 게 경쟁사들의 시각이다. 한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는 "KT가 인해전술로 가입자를 끌어 모으고 있다"고 지적했다. KT의 일부 대리점들도 과거에 영업기반 약화를 이유로 반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KT는 전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1인 영업점과 대리점에 지급하는 보조금 액수가 다르고 대리점들이 1인 영업점보다 훨씬 많은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서로 충돌할 소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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