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평형수 처리설비란 운항 중 선박의 균형을 잡기 위해 배 안에 채워둔 평형수(平衡水)를 배출할 때 살균 정화시키는 장치를 의미한다.
화물선의 경우 출항할 때 빈 배에 물을 넣은 뒤, 정박지로 안전하게 이동한 다음 화물을 싣기 전에 배출된다.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연간 50억톤 이상의 평형수가 외항선을 통해 국경을 넘어 이동하고 있으며, 여기에 물벼룩, 독성조류, 콜레라균 같은 유해생물을 비롯해 7,000여 종의 해양생물이 함께 담겨 이동하면서 각국 해양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
국제해사기구는 2004년 회원국간의 협약을 통해 이르면 2015년 말부터 각국의 외항선에 평형수처리설비 설치를 의무화할 계획이다. 전세계 국제선 65%가 기항하는 미국은 IMO보다 1,000배 강화된 기준으로 자국 입항 선박을 통제한다는 계획을 2012년 12월 미국 해안경비대를 통해 발표했다. 현재 미국 공인시험기관으로 노르웨이와 미국의 2개 기관이 선정됐다.
IMO에 따르면 2012년 기준 평형수처리설비 설치 대상 선박은 우리나라 1,000여 척을 비롯, 전 세계 6만8,190여 척에 이르며 관련 시장규모는 80조원대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기업은 지난해 기준 1,600척 중 871척(7,700억원 규모)의 처리설비 계약을 수주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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