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이후 하루 평균 790여명의 경기도민이 관련 심리상담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산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세월호 사고 발생 21일째인 6일 오후 5시까지 경기도민의 심리상담건수는 총 1만6,683건(일 평균 794명)을 기록했다. 트라우마센터는 희생자들의 장례가 치러지는 안산의 장례식장과 주민센터 등 26곳을 비롯해 경기도 내 31개 시ㆍ군에서 40개 심리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상담자의 대다수는 세월호와 직접 관련이 없는 지역사회 주민들이다. 심리상담을 받은 고잔1동 주민 박모(47ㆍ여)씨는 “세월호 사고 이후 무기력감과 우울증세를 앓고 있다”며 “심리적인 안정을 찾기 위해 세월호와 관련된 뉴스를 의식적으로 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불면증과 식욕감퇴 증세를 보이거나 현실도피성 게임에 몰두하기도 한다. 말수가 줄고, 다른 사람과의 만남을 기피하는 것도 대표적인 이상징후다.
안산 합동분향소에 차려진 상담소를 찾은 50대 남성은 “연휴인데도 가게가 비어 있고, 택시 손님도 없다. 안산과 인근 지역은 도시 전체가 트라우마에 빠진 것 같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초기 진단과 심리상담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고영훈 안산 정신건강증진센터장은 “대형사고 희생자의 지인과 주변 시민이 겪는 트라우마 증상은 성인의 경우 한 달 정도 지나면 서서히 없어지지만 만성화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상담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종민 인제대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추모하는 것과는 별개로 심리적인 거리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산=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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