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烏魯木齊) 기차역 테러로 중국 전역의 검문과 경비 태세가 최고조로 격상됐음에도 불구하고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기차역에서 또 다시 칼부림 사건이 벌어졌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6일 오전11시30분 광저우(廣州)역 광장에서 젊은 괴한 4명이 행인들을 향해 긴 칼을 휘둘러 행인 6명이 부상을 입었다. 괴한들은 이날 역 광장의 안내소 앞에서 2시간 가까이 무릎을 꿇고 앉아 있다 갑자기 일어나 고함을 지른 뒤 가방에서 칼을 꺼내 행인들을 공격했다. 이들은 모두 빨간 모자 안에 흰 모자를 쓰고 있었으며 흰 상의와 흰 바지를 입고 있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경찰은 곧 바로 현장에 출동, 괴한들을 향해 움직이지 말라고 경고했지만 말을 듣지 않자 총을 쏴 대응했다. 이에 괴한들 중 1명이 총에 맞아 제압됐고 나머지는 도망쳤다. 이들 중 1명은 근처 교차로에서 붙잡혔다. 상처를 입은 행인 6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6명 중 여성 1명은 중상이다. 괴한들이 범행을 저지른 시간은 쿤밍발 광저우행 K366 열차가 도착한 직후였다.
괴한들이 칼부림을 하게 된 동기와 배경은 아직 확인된 게 없다. 그러나 기차역에서 행인들을 향해 무차별 칼부림을 한 방식은 지난 3월 쿤밍역 테러 및 지난달 30일 우루무치역 테러와 같은 것이어서 위구르 분리 독립 운동 세력과의 연관성 여부가 주목된다. 괴한들이 흰옷을 갖춰 입었다는 점도 성전(聖戰) 가능성에 무게를 두게 한다. 지난 3월 쿤밍역 테러 당시 용의자들이 범행을 저지르기 전 광둥성을 다녀간 사실이 드러났었다는 점도 이곳이 이들의 활동무대라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사건은 중국이 지난달 30일 우루무치역 테러 이후 주요 대도시에서 24시간 무장 순찰을 실시하는 등 추가 테러 대비 경비 태세를 대폭 강화한 가운데 벌어진 것이다. 우루무치역 테러는 나흘간 이어진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신장위구르자치구 첫 방문의 마지막날 발생했다. 이에 시 주석은 폭력 테러 세력의 날뛰는 기세를 꺾고 이들을 궤멸시킬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인민해방군도 최근 무인기와 미사일까지 동원, 테러 세력 기지를 공격하는 실전 훈련을 실시했다고 해방군보가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 광저우역 칼부림을 막지는 못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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