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메트로가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 사고가 나기 14시간 전 신호체계 오류를 확인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열차사고수사본부는 서울메트로 신호팀 직원이 사고 당일인 지난 2일 오전 1시 30분쯤 신호기계실에서 모니터로 신호 오류를 인지했지만 통상적 오류로 여겨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이 이날 공개한 ‘신호기 유지ㆍ보수 관련 신호기계실 컴퓨터 화면 시간대별 분석’에 따르면 신호체계 오류의 원인으로 지목된 연동장치 데이터 변경은 지난달 29일 오전 1시 10분부터 10분간 이뤄졌고, 신호 오류는 오전 3시 10분쯤 발생했다. 이후 서울메트로는 사흘 뒤인 2일 오전 1시 30분 모니터를 통해 신호 오류를 확인했다. 지난 3일 서울메트로와 서울시가 전날 오후까지 신호 오류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한 것과는 다른 내용이다.
경찰 발표 뒤에야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오류 인지 90분 뒤인 2일 오전 3시쯤 신호팀 직원이 제2신호관리소에 신호 오류를 알렸지만 이를 보고 받은 부관리소장은 ‘안전에 영향을 끼칠 만한 시급한 사안이 아니다’며 정상 작동으로 판단하고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등 자세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당시 상왕십리역에 정차해 있던 앞 열차 기관사 박모(48)씨도 문이 정상적으로 닫히지 않아 90초간 출발이 지연됐는데도 이를 관제소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날 서초구 서울메트로 본사 기계실 관련 부서와 중구 동대문 별관, 2호선 을지로입구역, 신호 데이터를 입력하는 민간업체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신호 변경 작업일지와 데이터 로그 등을 확보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책임 소재를 가릴 방침이다.
손현성기자 h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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