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하겠지만 영ㆍ호남이라는 여야의 상수(常數)에 승부처인 수도권과 충청이 6ㆍ4지방선거 성패를 결정짓는 선거 구도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여론조사 및 정치 전문가 10인을 대상으로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6ㆍ4 지방선거 전망에 대한 설문 조사 결과를 요약하면 이렇다. 하지만 참사 전까지 여당의 상승세가 돋보이던 수도권 판세는 상당히 요동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출렁이는 수도권
수도권 광역단체장의 경우 전문가들은 대체로 야당 우세 내지 백중세로 봤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박심 논란 등으로 경선 막판 네거티브 양상을 띠고 있는 서울의 경우 누가 새누리당 후보가 되든 본선 경쟁력이 낮아질 것”이라며 “인천도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가 세월호 사고 직전까지 새정치민주연합의 송영길 현 시장을 바짝 따라잡았지만 안전행정부 장관 출신으로 책임론이 불거졌기 때문에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분석했다. 황인상 P&C 정책개발원 대표는 “서울은 전통적으로 3~4%포인트 내에서 승부가 결정되는데, 여야가 그 지점에 접근한 상태로 경기, 인천 역시 1대1 구도가 되면 박빙 양상을 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여야 백중세를 예상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도 “수도권 광역단체장의 경우 전 지역에서 5% 이내에서 경합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매일경제ㆍMBN과 여론조사기관 메트릭스이 3~5일 서울과 인천 시민 각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런 추세가 그대로 반영됐다. 서울의 경우 박원순 시장이 49.3%로 정몽준 후보(37.0%)를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참사 이전인 3월 같은 기관 조사에서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인 것과 비교되는 결과다. 인천도 송 시장이 39.6%로 유 후보(36.0%)를 3.6%포인트 앞서 역시 지난 3월 조사에서 0.1%포인트 차이로 박빙의 승부를 펼친 것보다 격차가 벌어졌다.
과거 지방선거에서 동조현상을 보인 수도권 특성상 이번에도 여야 한쪽이 싹쓸이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정한울 동아시아연구원 사무국장은 “무당파 혹은 중간층 유권자들이 집중돼 있는 수도권에서는 여당이 어려운 승부를 하게 됐다”며 “특히 세월호 사고 전까지 유리했던 경기마저 질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반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잇따른 사고 여파로 정치 혐오증으로 번지면서 투표율이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며 “특히 젊은 층 투표율이 영향을 미치는 수도권의 경우 야당에 유리하지 않다”고 관측했다.
새누리 8곳, 새정치연합 6곳 유리
17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새누리당은 영남권을 중심으로 최소 8곳 이상, 새정치연합은 호남권을 중심으로 최소 6곳 이상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영남권에서도 부산의 경우 “무소속 오거돈 후보와 새정치연합 김영춘 후보가 단일화할 경우 승부를 점치기 어렵다”(신율 교수)는 전망을 내놓거나 “세월호 참사의 여파가 해양도시인 부산까지 미칠 수 있다”(배종찬 본부장)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호남에서는 전략공천 잡음이 일고 있는 광주의 경우 “탈당한 무소속 후보들이 단일화하게 되면 전략공천한 윤장현 후보의 당선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았다.
강원 충청에 대해서는 상반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형식 소장은“세월호 국면에서 충청과 강원의 현역인 야권 후보들이 프리미엄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 반면 윤희웅 민 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여당 지지기반이 탄탄한 강원에서 격차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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