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6일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대통령으로서 어린 학생들과 가족을 갑자기 잃은 유가족들께 무엇이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며 재차 사과 입장을 밝혔다. 지난달 29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사과 입장을 밝혔으나, 간접 사과 및 책임 회피 비판이 커지며 여론이 계속 악화하자 적극적인 사과 표명으로 진화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연휴기간인 4일에는 진도 현지를 재차 방문해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부처님 오신날인 이날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참석해 “물욕에 눈이 어두워 마땅히 지켜야 할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았고, 그런 불의를 묵인해준 무책임한 행동들이 결국은 살생의 업으로 돌아왔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부처님 오신 날 봉축 법요식에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번 희생이 헛되지 않게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키질 수 있도록 모든 국가정책과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상의 왼편에 ‘극락왕생 무사귀환’이라고 적힌 노란 리본을 달았다. 조계사 극락전 앞에는 ‘세월호 희생자 무량수 무량광 극락정토 왕생발원(목숨이 끝이 없고 빛이 끝이 없어서 번뇌없는 세상에 다시 오기를 기원한다는 의미)’이라고 적힌 박 대통령 명의의 영가등도 달렸다.
박 대통령은 앞서 4일 예고 없이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았다. 지난달 17일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다. 박 대통령은 팽목항에 설치된 가족대책본부 천막을 방문해 가족 50여명을 만난 자리에서 “사고 발생부터 수습까지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며 ‘무한 책임’이란 말도 처음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실종자 가족 중 한 명이 격앙된 목소리로 “여기 계신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을 어떻게 하실 것이냐”고 묻자 “사고에 책임이 있는 사람, 죄를 지은 사람들은 철저히 밝혀서 엄벌에 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시신확인소로 이동해 시신확인 과정을 점검한 뒤 세월호 침몰 현장으로 이동해 바지선 위에서 잠수사를 만나 실종자 수색 작업을 독려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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