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 번, 책 한 권에 담긴 생각을 사람들과 나누겠다는 소소한 다짐으로 시작한 일이 10년을 맞았습니다.”
인터넷 멀티미디어교육업체 ‘플루토미디어’의 예병일(49ㆍ사진) 대표는 독자 40만명을 가진 유명 칼럼니스트다. 2004년부터 매일 ‘예병일의 경제노트’란 이름으로 경제 경영 인문 사회과학 등 다양한 주제의 글을 이메일로 전해 왔는데, 지금까지 쓴 칼럼이 무려 2,000여 개에 달한다. 그리고 이를 지난달 한 권의 책(책 읽어주는 남자, 10년의 노트)으로 묶어냈다.
예 대표가 독자들과 공유한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삶의 행복을 위한 일상 속 지혜’. 최신 경제ㆍ경영이론은 물론, 동서양 고전에 담긴 주제를 인용,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듯 인생을 대하면 좋은 삶, 멋진 삶, 행복한 삶이 가까워진다’고 말한다. “아담 스미스는 도덕감성론에서 ‘탐욕은 가난과 부유함 사이의 가치를, 야심은 개인적 지위와 공적 지위의 차이를, 허영은 무명의 상태와 유명한 상태의 차이를 과대평가한다’고 말했죠. 자신의 목표와 계획이 명확한 사람은 탐욕과 야심, 허영에 휩쓸리지 않는다는 것이죠.”
예 대표의 글은 처음부터 분야를 총망라한 건 아니었다. 공중파 방송과 일간지 경제분야 기자를 거쳐 2000년 IT 업계에 투신한 만큼, 초반엔 경제ㆍ경영 흐름 분석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독자들의 반응이 크자 점차 그 비중을 늘렸고 지금은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풍부한 읽을거리와 다양한 화두가 담긴 글에 독자들도 반응했다. 2008년 한 독자가 제안해 시작된 지역별 오프라인 독서모임은 전국에 약 50여 개가 생겨났다. 심지어 미국과 유럽 등 대륙 별 모임까지 만들어졌다. 독서 모임을 통해 만난 노년 독자들과는 재능기부 형태로 운영하는 ‘따뜻한 학교’도 만들어 중국어 강좌까지 하고 있다. 그는 “멘토에 목마른 젊은이들과 삶의 지혜가 풍부한 시니어 세대와의 만남을 주선한 셈”이라고 말했다.
그의 다음 목표는 기존 만남의 장을 좀 더 체계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따뜻한 학교의 강좌 수를 늘리고 정기 강연을 위한 장소 마련 등 운영의 틀을 만들겠다는 것. “애초 제 작은 소회를 나눈다는 게 여기까지 왔습니다. 많은 분이 함께 하는 만큼, ‘지식 자원봉사 네트워크’를 만들 생각입니다. 행복이요? 당연히 자연스레 따라 올 겁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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