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北京)대를 찾아 “제2의 하버드대나 캠브리지대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톈안먼(天安門) 사건 25주년을 한 달 앞두고 민주화 등 서구의 가치관을 좇는 기류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신문사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 4일 5ㆍ4 운동 95주년을 맞아 베이징대를 방문, “중국 대지위에 뿌리를 둔 대학이 돼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시 주석이 베이징대를 방문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그는 이어 부강과 애국 등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의 실천을 당부했다. 이는 결국 서구의 가치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대신 중국의 현실을 중시하고 현 정치ㆍ사회 체제를 적극 존중해야 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언급이 톈안먼 사건 25주년을 한 달 앞둔 시점에 베이징대에서 이뤄진 점도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해 준다. 베이징대는 1989년 톈안먼 민주화 시위를 주도한 학교다.
시 주석은 또 “인생은 단추를 꿰는 것과 같다”며 “첫 단추를 잘못 꿰면 나머지는 모두 잘못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는 이날 ‘행백리자반구십(行百里者半九十ㆍ백리 길을 가는 사람은 구십리를 반으로 잡는다’(마지막 순간의 어려움) ‘어화웅장불가득겸’(魚和熊掌不可得兼ㆍ두 가지를 동시에 가질 수는 없다) 등의 문구를 통해 면학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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