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도 채 남지 않은 6ㆍ4지방선거 투표율은 세월호 참사로 인한 정부 불신과 정치 불신이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국가적 애도 분위기 속에 치러진 2010년 지방선거 투표율(54.5%)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세월호 참사로 선거 분위기가 가라앉아 버렸다”며 “투표율이 올라 가려면 선거에 다른 큰 이슈나 쟁점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분위기에선 여야 누구도 다른 이슈를 부각시킬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치 불신으로 선거 관심도가 떨어진데다 후보들에 관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상황과 분위기가 제한돼 유권자들의 발길을 제약할 것이란 얘기다.
이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부터 전국 단위로는 처음으로 도입되는 ‘사전투표제’(5월30일, 31일)도 큰 동기부여는 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홍 소장은 “사전투표제 실시로 투표 기간이 늘어난 효과는 있지만 그렇다고 투표를 안 할 사람이 사전투표를 하진 않는다”며 “사전투표제로 소폭의 투표율 증가를 기대할 수는 있지만 현재로선 국민들이 사전투표장에 갈 동기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더욱이 선거 이틀 뒤가 현충일에다 주말까지 이어져 징검다리 휴일에 휴가를 내는 유권자들도 적지 않을 전망이어서 이래저래 투표율을 떨어뜨릴만한 요인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문제는 투표소로 향하는 유권자 성향이다. 보수적인 중ㆍ노년층의 투표율이 젊은 유권자들에 비해 높은 게 일반적인 경향이다. 하지만 국가적 재난사태와 정부의 미숙한 대응이 야권 성향 유권자들의 투표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참사 희생자들이 어린 학생들이어서 특히 여성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소로 향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윤희웅 민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선거까지 남은 기간 동안 정부가 또 다시 무능력한 대응과 대책을 보인다면 이번 선거가 ‘정부 심판론’ 기류를 탈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정치에 대한 국민적 반감만 높아져 있어 투표율이 저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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