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혼신을 다해 세월호 참사로 어두워진 국민 모두의 마음을 치유하고 싶습니다.”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마지막 무대에서 ‘눈물’을 담는다.
김연아는 2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올댓스케이트 2014’기자회견에서 “선수로서 할 수 있는 것은 준비한 연기를 멋있게 보여주려 노력하는 것뿐”이라며 “그 연기를 통해 많은 이들이 치유된 마음을 간직하고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1억 원을 기부한 김연아는 이날도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단 채 “모두가 절망적인 이 순간에 선수가 할 수 있는 것은 힘을 북돋아줄 수 있는 공연을 열심히 계속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동안 김연아는 예정된 행사를 뒤로 미루는 등 애도 분위기에 동참해왔다. 4~6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펼쳐지는 자신의 은퇴 기념 아이스쇼도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김연아는 공연 직전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묵념도 할 계획이다.
아이스쇼의 테마는 ‘아디오스, 그라시아스 (Adios, Gracias)’ 다. 스페인어로 ‘안녕, 고마워’를 뜻한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접은 김연아는 약 2시간 동안의 날개 짓을 통해 국내 팬들과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김연아는 오프닝 무대에서 애니메이션 ‘겨울 왕국’을 중심으로 만든 ‘렛 잇 고’를 선보인다. 소치 올림픽 쇼트프로그램이었던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도 1부에서 시연한다. 새 갈라 프로그램 지아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는 2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피겨 여왕의 마지막 발걸음에 구한말 독립군 의병장 민긍호 선생의 외고손자 데니스 텐(카자흐스탄)을 포함해 소치올림픽 페어스케이팅 금메달리스트 타티아나 볼로소자-막심 트란코프(러시아), 남자 피겨 싱글의 알렉세이 야구딘(러시아), 스테판 랑비엘(스위스) 등이 함께 한다.
김연아는 “은퇴 무대라 많이 주목 받고 기대도 크기 때문에 더 멋있게 잘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동계 올림픽 이후 잠시 쉬기는 했지만 공연할 만한 몸을 만들기 위해 선수 때와 크게 다르지 않게 훈련하며 일상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멋지게 해야겠다는 부담은 선수 때와 다르지 않지만, 아이스쇼 때마다 그랬기에 그저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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