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방문지인 한국을 생각하면서 그곳에 머무는 동안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6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첫 내한공연을 하는 미국 싱어송라이터 존 메이어(36)는 지난달 29일 트위터에 이렇게 올렸다. 세월호 참사로 고통 받는 이들을 돕겠다는 의지다. 그는 앞서 나눈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 관객들과의 만남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 메이어의 이번 공연은 5번째 정규 앨범 ‘본 앤 레이즈드’와 6번째 앨범 ‘패러다이스 밸리’를 알리기 위해 지난해 6월 시작한 ‘본 앤 레이즈드 월드 투어’ 가운데 하나다. 공연당 스무 곡 안팎을 연주하는 이번 투어는 5, 6집과 3집 ‘컨티뉴엄’ 위주로 꾸미고 있다. 1, 2집의 비중은 그리 높지 않은데 최근 일본과 호주 공연에선 데뷔 앨범 ‘룸 포 스퀘어스’ 중 ‘와이 조지아’와 ‘유어 바디 이스 어 원더랜드’를 연주했고, 히트 싱글 ‘도터스’가 있는 2집 ‘헤비어 싱스’는 거의 연주하지 않았다.
“이번 공연은 지난해 월드 투어와 달리 블루스 기타의 색채가 좀 더 많이 들어가게 될 겁니다. 전 항상 즉흥적인 공연을 하죠. 미리 짜인 건 싫어요. 공연에 대한 특별한 부분은 놀라움을 줄 수 있도록 현장에서 공개할 겁니다.”
교육자인 부모 사이에 태어난 메이어는 어린 시절 영화 ‘백 투 더 퓨처’에서 주연배우 마이클 J. 폭스가 치는 기타에 매료돼 기타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아버지와 어머니가 싸우는 현실에서 벗어나 나만의 세계를 만들기 위해 기타 연주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그 시절 그가 즐겨 들었던 연주자가 백인 블루스 기타리스트 스티비 레이 본이다. 200개가 넘는 자신의 기타 중 1996년 샀던 스티비 레이 본의 스트라토캐스터 기타를 가장 아끼는 이유다. 메이어는 “그 기타는 한 세상에서 벗어나 다른 세상을 접하게 해주는 마술 융단과 같다”고 했다.
190cm가 넘는 장신에 건장한 체격을 갖고 있지만 청소년 시절 그는 그리 건강한 편이 아니었다. 17세 때 심부정맥으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간 뒤론 공황발작 증세를 겪었고 항불안제를 복용하기도 했다.
존 메이어는 2001년 데뷔하자마자 ‘유어 바디 이스 어 원더랜드’ ‘와이 조지아’ 등을 히트시키며 스타덤에 올랐다. 여섯 개의 솔로 앨범과 그룹 ‘존 메이어 트리오’로 발표한 한 개의 앨범은 미국 내에서만 1,000만장 이상이 팔렸고, 세계적으론 2,0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그래미상 후보엔 열아홉 차례나 올랐는데 그 중 일곱 개의 트로피를 가져갔다.
데뷔 초 어쿠스틱 성향의 팝적인 록을 연주하던 그는 점점 블루스와 컨트리, 포크로 옮겨 가고 있다. 블루스 기타리스트인 B.B. 킹, 에릭 클랩튼, 버디 가이 등과 협연할 만큼 그의 기타 실력은 출중하다. 메이어는 “내 음악 인생에는 두 가지 뿌리가 있는데 하나는 블루스와 록, 포크이고 또 하나는 순수한 팝 멜로디”라며 “두 가지를 모두 갖춘 음악을 만들어내는 건 아주 힘들지만 해냈을 땐 엄청난 가치가 있다”고 했다.
존 메이어는 제니퍼 러브 휴잇, 제시카 심슨, 제니퍼 애니스턴, 테일러 스위프트 등 미녀 톱스타들과 염문을 뿌려 종종 타블로이드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최근엔 가수 케이티 페리와 2년 가까이 결별과 재결합을 반복하다가 지난 2월 헤어졌다. 지난해 발표한 ‘패러다이스 밸리’에는 페리와 함께 부른 ‘후 유 러브’를 수록하기도 했다. 이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케이티 페리에 대한 질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불혹에 가까워 가며 그는 히트곡을 만들기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에 집중하고 있다. ‘본 앤 레이즈드’와 ‘패러다이스 밸리’가 그런 음악을 담은 앨범이다. “음악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건 제가 듣고 싶은 걸 만든다는 것입니다. 좀 더 나아가서 제가 듣고 싶은데 그 동안 찾지 못했던 것을 만들려고 합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