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28ㆍ넥센)는 지난해 생애 첫 가을 야구에서 두산 토종 에이스 노경은(30)에 호되게 당했다. 10월11일 잠실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2타수 무안타에 삼진만 2개 당했다. 시속 150㎞의 빠른 직구, 2스트라이크 이후에 파고드는 포크볼에 타격폼이 무너진 채 헛방망이질을 했다.
1일 넥센과 두산의 시즌 6차전이 열린 잠실구장. 이날도 박병호는 선발 노경은의 변화 무쌍한 공에 손도 못 댔다.
2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공 3개 만에 헛스윙 삼진, 4회초에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전혀 타이밍을 맞추지 못했다. 노경은이 결정구로 던진 포크볼(2회)과 직구(4회)는 위력적이었다. 작년 준플레이오프부터 노경은 상대 4연타석 삼진이었다.
하지만 박병호는 박병호였다. 단 한 번의 정타, 그것이면 충분했다. 박병호가 7호 홈런과 함께 팀 승리를 이끌었다. 박병호는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0-0으로 맞선 6회초 결승 좌월 투런 아치를 그렸다. 2사 1루에서 노경은의 초구 바깥쪽 슬라이더(135㎞)를 잡아 당겼고, 타구는 120m를 날아갔다. 넥센의 2-1 승리. 박병호는 조쉬벨(8개ㆍLG)에 이어 홈런 2위, 시즌 타점은 13개로 늘렸다.
노림수가 좋았다. 경기 초반, 노경은은 슬라이더 비중이 높았다. 아웃카운트를 잡을 때, 2스트라이크 이후 슬라이더를 자주 던졌다. 2회 박병호와 함께 삼진을 당한 5번 강정호, 6번 김민성은 모두 낮은 슬라이더에 물러났다. 두산 배터리는 직구-포크볼의 볼배합이 아닌 직구-슬라이더의 조합으로 넥센 강타자들을 상대했다.
하지만 박병호가 간파했다. 슬라이더가 높게 형성되자 어김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결과는 오른손을 일찍 놓는 기술적인 배팅과 함께 시즌 3번째 결승타.
박병호는 “앞선 타석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노경은 선배의 공이 워낙 좋았다”며 “실투를 놓치지 않고 때린 게 좋은 타구로 연결된 것 같다. 5월의 시작을 팀 승리와 함께 해 기쁘다”고 말했다.
넥센 선발 문성현은 6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2승(1패)째를 챙겼다. 넥센 마무리 손승락은 1이닝 2안타(1홈런) 1볼넷 1실점 했지만, 역대 4번째로 5년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에 성공했다. 두산 선발 노경은은 8이닝 6안타 8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시즌 3패(2승)째를 당했다.
대전에서는 한화가 롯데를 3-0으로 꺾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KIA는 광주에서 시즌 최다 득점 타이를 기록하며 SK를 20-2으로 물리쳤다. SK는 한 경기 팀 최다 8개의 실책을 남발하며 무너졌다. NC는 창원에서 LG를 10-5로 꺾었다. 4번 이호준은 역대 15번째로 2,600루타 고지에 올랐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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