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애통한 심정은 다를 바 없습니다. 축구를 통해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 싶습니다.”
‘캡틴 박’ 박지성(33ㆍ에인트호벤) 선수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자선 축구 경기를 추진한다.
박지성의 부친 박성종 JS파운데이션(박지성 재단) 상임이사는 30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박)지성이가 세월호 사고 소식을 듣고 굉장히 마음 아파하고 있다. 의미 있는 방식으로 애도의 뜻을 전하고 싶어한다”며 “국가대표를 지냈던 만큼 자선 축구 경기가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이를 구상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진도에서 구조ㆍ수색 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 상황을 지켜본 후 차분하게 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 이사는 “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느냐”라며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고자 자선 경기를 통해 마련된 기금은 세월호 희생자 관련 재단에 모두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팀 구성 외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수립되지 않았다. 일단 2014 브라질월드컵이 끝난 뒤인 7월 중순께 추모 자선경기를 개최할 예정이다. 경기 장소와 팀 구성 등은 현재 섭외 중이다. 국가대표팀에서 뛰었던 옛 동료들은 물론 해외 유명 스타 등이 초청 명단에 올랐다. 그는 “자선 축구경기 개최를 위해서는 많은 준비작업이 필요한 데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다만 많은 사람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차분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JS파운데이션은 6월 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안 드림컵(자선축구대회) 2014’는 그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박 이사는 “아시안 드림컵도 국내에서 개최하려고 했지만, 대회 준비가 상당 수준 진행돼 일정 변경이 불가능했다. 이는 추모 자선 축구경기와는 별개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박지성의 향후 일정도 눈길을 끈다. 4일 NAC 브레다와의 네덜란드 프로축구 에레디비지에 최종전(34라운드)을 치른 뒤 소속팀 일정에 따라 귀국할 예정이다. 승점 56으로 4위에 자리하고 있는 에인트호벤은 5위 이하로 떨어질 경우 이달 중순 2014~1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예선 출전을 위한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에인트호벤은 5위 비테세(승점 55), 6위 SC헤렌벤(승점 54)의 추격을 받고 있다. 이어 한국 투어에 나서는 에인트호벤과 함께 K리그의 수원 삼성(22일ㆍ수원월드컵경기장), 경남 FC(24일ㆍ창원축구센터)를 상대로 친선전에 나선다.
이후 박지성은 자선 축구 대회인 아시안 드림 컵 2014를 치른 뒤 국내에서 추모 경기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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