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음모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 받은 이석기(52) 통합진보당 의원 측이 항소심에서도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29일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이민걸)의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정식 공판에서 이 의원 측 변호인은 “검찰과 국가정보원이 정부와 다른 사상을 가졌다고 의심된다는 이유만으로 수사했다”며 “지하혁명조직(RO) 존재 자체를 알지 못하며 어떤 지침도 내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 측은 “존재하지도 않는, 국정원이 만든 내란음모 사건을 인정한 1심 재판부의 구시대적 판결을 (이번 재판부가) 바로잡아주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도 물러서지 않았다. 검찰은 “2010년 북한 무력 도발 등에 실망한 제보자가 국가정보원에 자발적으로 제보하며 (수사가) 시작됐고 법원으로부터 영장 등을 받아 추적하던 중 RO의 비밀회합을 적발했다”며 “피고인들이 전쟁이 임박했다는 인식하에 폭력을 도모하다 발각된 사건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송두리째 무너뜨리려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특히 “이 의원 등에게 관대한 형을 선고하면 체제 전복을 다시 획책할 개연성이 높다”며 1심보다 형을 높여줄 것을 주장했다. 그 근거로 RO의 노선과 목적, 군사적 행동을 결의하는 RO의 위험성 등을 들면서 “형량을 높여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이 의원 측 변호인은 “이 의원은 ‘진보세력의 선거를 통한 집권’이라는 목표를 향해 활동해 왔을 뿐 폭력혁명을 내용으로 한 북한 추종활동을 한 적이 없다”며 “이 사건에서 이 의원은 수단ㆍ방법에 대한 합의는 물론 기초적 논의조차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내란음모’ 혐의 자체에 대해서도 “국헌문란의 목적, 폭동준비행위, 두 사람 이상의 합의, 합의의 구체성이나 위험성 등이 없었다”며 혐의가 인정될 수 없다는 법리적 의견도 제시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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