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로 잠정 중단됐던 경선 일정이 재개된 29일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은 TV토론에서 일제히 ‘안전’을 화두로 꺼냈다. 애도 분위기를 감안한 듯 후보들은 차분하게 토론을 진행하면서도 상대방의 약점에 대해서는 날을 세우며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빅 3’로 불리는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 이혜훈 최고위원은 이날 서울 MBN사옥에서 열린 2차 TV토론에서 자신이 가장 적합한 ‘안전 시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 의원은 모두발언에서 “초동 대처와 구조 작업은 중구난방이었고 국회는 아무 일도 못했다”고 반성한 뒤 서울 시정의 최우선 순위를 시민 안전에 두겠다고 약속했고 김 전 총리도 “탈법과 편법, 부도덕한 기업인의 탐욕, 행정기관의 무능이 빚어낸 총체적 참극”이라며 안전한 대한민국을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Never Forget(절대 잊지 않겠다)’ 배지를 달고 참석, “안전한 대한민국이 될 때까지 떼지 않겠다”고 했다.
정 의원과 이 최고위원은 김 전 총리가 이번 사고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총리의 전임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안전 사고 예방에 소홀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최고위원은 “(김 전 총리가) 감사원장 재직 당시 해상 조난사고가 3031건이 발생해 239명이 사망했다”고 지적한 뒤 “총리가 돼서도 이에 대한 안전 점검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 전 총리는 최근 현대중공업에서 발생한 안전 사고와 원전비리 사건을 들며 반격했다. 김 전 총리는 “현대 중공업이 초일류기업이지만 최근 7명이 사고를 당했고 원전비리에 연루돼 임직원 6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지난 토론에 이어 이번에도 (김 전 총리가) 회사 연구를 나보다 더 많이 한 것 같다”고 날을 세운 뒤 “특정 회사와 내가 관련이 있다고 해서 회사를 매도하고 전체 기업인들을 두들겨 잡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맞받아 쳤다.
한편, 정 의원은 막내아들의 SNS 글 논란과 관련, “막내 아들의 철없는 짓으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중대 사고에 대해 가족들이 충분한 대화를 못해 일어난 일이며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해명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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