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27)의 올 시즌 홈경기 악연이 이어지고 있다. 류현진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콜로라도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9안타(1홈런) 6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다저스가 1-6으로 패하면서 류현진은 역사적인 팀 통산 1만승의 주역으로 우뚝 설 기회도 놓쳤다.
또 6회말 7번 조시 러틀리지에게 3점 홈런을 맞아 올 시즌 39이닝 연속 무피홈런 행진도 끝났다. 2패(3승)째를 떠안은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2.12에서 3.23으로 치솟았다. 류현진은 총 89개의 공을 던져 64개의 스트라이크를 꽂았다. 직구 최고 시속은 92마일(약 148㎞)을 찍었다.
‘4일 휴식’등판 때마다 난타
류현진은 4일 휴식 후 등판이 “아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강조했지만 몸은 거짓말을 하지 못했다. 직구 평균 스피드가 88.9마일(약 143㎞)로 힘이 없었다. 6회말 홈런을 맞은 것도 시속 143㎞의 밋밋한 직구였다. 지난 23일 필라델피아전때도 직구의 위력이 떨어져, 상대 투수 A.J. 버넷에게 3안타를 맞는 등 총 9개의 안타를 허용했다. 류현진은 콜로라도전 패배 후 “컨디션은 문제가 없는데 그냥 전체적으로 안 좋았던 날”이라고 밝혔다. 돈 매팅리 다저스(53) 감독은 “류현진의 직구 속도가 최고 때보다 밑돌았다”고 평가했다.
올해 4일 휴식 후 나간 3경기 성적은 2패에 평균자책점 9.69를 기록했다. 반면 5일 또는 그 이상 쉬고 마운드에 오른 4경기는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류현진은 지난해에도 4일 쉬고 나간 경기에서 5승4패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한 반면, 5일 휴식 후 등판 때는 7승1패 평균자책점 2.12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류현진은 4일 휴식 후 등판이 일반적인 메이저리그 등판 일정에 하루 빨리 적응할 필요가 있다. 류현진은 5일 쉰 뒤, 내달 4일 마이애미 원정 경기에서 다시 4승을 노릴 예정이다.
‘안방 커쇼’는 어디로 갔나
류현진은 공교롭게도 4일 휴식 후 나선 경기가 모두 홈 경기였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이던 지난해에는 홈에서 15경기 7승4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하고, 원정에서 15경기 7승4패 평균자책점 3.69의 성적을 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정반대 양상이다. 현지 언론들은 홈 경기에서 유독 부진한 류현진에 대해 트집을 잡았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은 “류현진이 안방에서 태풍 속의 휴지보다 연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다저스가 미네소타와 마이애미, 워싱턴으로 원정 10연전을 떠나는데 출발 전 류현진이 파일럿 자격증을 따서 동부로 가는 비행기를 몰아도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LA 타임스는 “류현진의 이상한 ‘지킬박사와 하이드’ 같은 모습 때문에 다저스는 여전히 팀 통산 9,999승째에 머물러야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정작 류현진은 “다저스타디움에서 잘 던질 날이 올 것”이라며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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