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 드라마 4편의 인터넷 상영을 갑자기 중단시켰다. 한국 드라마에도 불똥이 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8일 북경청년보 등에 따르면 중국 내 인터넷 동영상 제공 업체들은 지난 25일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으로부터 시트콤 ‘빅뱅이론’(The Big Bang Theory)과 정치 드라마 ‘더 굿 와이프’(The Good Wife), 형사극 ‘NCIS’, 법률 드라마 ‘더 프랙티스’(The Practice) 등 4개 미국 드라마를 상영해선 안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한 인터넷 동영상 업체 관계자는 “‘사이트를 깨끗이 하라’는 통지를 받았다”며 “구체적 이유에 대해선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이 미국 드라마의 문화 침투를 우려해 제재를 가하고 나선 것 아니냔 분석이 나왔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와 광명일보는 최근 ‘iPhone’이나 ‘Wi-fi’같은 외래어가 범람하며 중국어의 순수성이 위협받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두 신문은 미국 드라마와 영화 등의 영향으로 이러한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공중파에서도 방영되고 있는 미국 드라마에 대해서는 아무런 조치가 내려지지 않은데다 미국 드라마 외에 중국 드라마도 금지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뒤늦게 전해지며 설득력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없잖다.
일각에선 최근 중국 당국이 인터넷에서 음란물 및 불법 동영상에 대한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도 내 놨다. 다만 이번 4편의 드라마의 경우 저작권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당국의 의도가 무엇인지 분명치 않은 가운데 이번 조치가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반응이 우세하다. 한 네티즌은 “불법 다운로드만 더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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