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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판국에… 공무원들 잇따라 외유성 해외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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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판국에… 공무원들 잇따라 외유성 해외연수

입력
2014.04.28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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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에 잠겨 있음에도 공무원들이 몰래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난 사실이 잇따라 드러났다. 특히 일부 공무원들은 업무상 유착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공공시설의 민간위탁업체 관계자들과 동행한 것으로 확인돼 비난이 거세다.

28일 울산시에 따르면 김모(58) 환경녹지국장 등 시 공무원 5명과 울주군 소속 공무원 2명, 민간위탁 하수처리장 관계자 5명 등 총 12명이 21일 7박9일 일정으로 유럽 해외연수를 떠났다. 출국일은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6일째로 19구의 시신이 수습돼 진도 팽목항 뿐 아니라 온 국민이 애태우며 승선자의 구조를 기다리던 시기였으며, 안전행정부가 전국 지자체에 해외여행 자제 공문을 보낸 날이었다. 이들은 영국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를 둘러볼 계획이었고, 방문국마다 하수처리장이나 하수관로 등 견학이 일부 잡혀 있지만 대부분의 일정이 관광명소 방문으로 돼 있어 ‘외유성’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보통 시의 공식 해외연수는 공개되는 게 상례이지만 이번엔 시청 주요 간부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민감한 시기의 해외연수를 숨기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시는 해외연수 비용으로 5명에 2,200만원(1인당 시비 440만원과 자비 50만원)을, 울주군은 자체예산으로 2명에 880만원을 책정했다. 위탁업체 관계자 5명은 업체에서 비용(1인당 440만원)을 냈다.

그밖에 전남도의회와 도내 19개 시ㆍ군의회 관계자 등 22명도 ‘2014년 지방의회 공무원 해외연수’ 명목으로 21일 8박10일의 유럽 여행에 나섰다가 안행부 지침에 따른 복귀 연락을 받고 26일 돌아왔다. 인천 동구의 장기근속 공무원 10명과 가족 등 19명도 22일 8박10일 일정으로 서유럽 4개국 여행을 떠났다가 인천시의 감사가 시작되자 조기 귀국을 결정했고, 대구경북경제구역청 공무원 15명도 22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해외 연수를 떠났다가 문제가 되자 귀국했다.

앞서 단양부군수를 비롯한 과장급 공무원 3명, 제주도와 제주ㆍ서귀포시 공무원 20명, 서울 서대문구 보건소장과 구청ㆍ주민센터 직원 16명 등도 해외 연수를 떠나 물의를 빚었다.

울산시 관계자는 “해외로 떠나기 전 세월호 사고가 터져 계획을 연기하려 했으나 여행사에 이미 연수비용을 선납한데다 위약금으로 70~80%를 떼이게 돼 불가피하게 떠났다”면서 “해외연수 중 국내 사정이 더 악화돼 귀국을 종용했으나 비행기편이 여의치 않아 돌아 오지 못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지훈 울산시민연대 지방자치센터장은 “온 국민이 실종자 구조를 기원하고 희생자를 애도하는 엄중한 시기에 공무원들이 위약금을 핑계로 관광성 해외연수를 강행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이런 판단력이 국가적 부실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울산=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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