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우수, 대형마트 저조, 백화점 보통’.
유통업계의 1분기 성적표가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힘에 엇갈렸다. 경기 불황으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의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 큰 손 중국인 관광객들에 힘입어 국내 면세점들은 올해 1분기 사상 최대의 매출을 올렸다.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올해 1분기 잠정 매출이 8,800억원으로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15%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같은 기간 2위인 신라면세점의 매출도 전년 대비 18.7% 늘어난 5,243억원으로 신기록을 세웠다. 신라면세점의 영업이익은 295억원으로 지난 해 1분기(125억원)보다 136.0% 급증했다.
면세점들이 사상 최고 매출 기록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인 관광객 매출 덕분. 중국인 고객은 면세점 전체 매출에서 40%이상을 차지한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중국인 매출이 지난 해보다 대략 60∼70%, 신라면세점에서도 중국인 매출이 60% 늘었다.
특히 중국인들은 화장품과 건강식품 등 한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들의 전체 구매 품목 수를 보면 에뛰드하우스, 이니스프리, 라네즈 등 국산 화장품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라며 “홍삼 등 건강식품과 MCM 등 국산 브랜드 패션 상품, 밥솥, 녹즙기, 로봇청소기 등 전자제품도 많이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내국인 매출이 종전과 크게 변동이 없는 반면 중국인 관광객 매출은 큰 폭으로 늘었다”며 “단체관광객보다 구매력이 큰 개별관광객(FIT·Free Individual Traveller)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중국인 고객 씀씀이는 오히려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경기침체에다 영업규제 직격탄을 맞은 대형마트의 상황은 반대다. 이마트의 1분기 매출은 1.9%, 홈플러스는 4.0%, 롯데마트도 4.1% 각각 줄었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매출은 2012년 2분기 이후 8분기 연속 줄었다.
백화점들은 2월까지 의류와 혼수 매출이 늘었으나 3월 들어 고온의 날씨로 패션 매출이 감소하면서 롯데백화점의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현대백화점은 3.8%, 신세계백화점은 2.1%, 갤러리아백화점은 2.5% 늘어나는데 그쳤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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