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군 합동수색팀이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최초로 선체 5층 수색에 나서기로 했다. 조류가 다시 빨라져 답보 상태에 든 수색 작업에 돌파구가 생길 지 주목된다.
27일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관계자에 따르면 수색팀은 28일 일출 후 첫 정조가 시작되는 오전 7시27분부터 5층 로비 진입을 시도한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세월호 침몰 당시 학생들이 차오르는 물을 피하기 위해 높은 곳으로 올라가 5층 로비에 실종자가 다수 몰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수색 착수 이유를 설명했다.
5층 로비는 4층 로비에서 계단으로 바로 이어지는 곳으로 5층 중간 우현 쪽이다. 수색팀은 지금까지 5층에 VIP 객실이나 승무원실, 조타실만 있다는 이유로 수색 우선순위에서 제외해왔다. 다만 5층 로비로 진입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수색팀 관계자는 “철판 재질로 막힌 부분이 있는데, 절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색팀은 해저면에 닿아 있는데다 우현에서 20m 가량을 더 잠수해 들어가야 해 접근이 힘들었던 좌현 객실 진입 시도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김수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이날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4층 선수 부분 창문을 깨고 좌현 8인실 6곳에 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속이 느려지는 소조기(22~24일)가 끝난 이후 최근 사흘(25~27일)간 수색 성과는 시신 8구를 인양하는 데 그쳤다. 바다 속과 선체 내부, 날씨까지 모두 수색 작업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 수색팀의 해명이다. 해경 잠수부 김동수(41) 경장은 “시신을 눈 앞에서 붙잡아도 얼굴이나 형태를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시계가 어둡고 물의 흐름이 너무 빠르다”고 말했다.
소조기가 끝나면서 사고 해역의 유속은 매일 조금씩 빨라지고 있다. 27일 최고 유속은 초속 2.2m(약 4.27노트). 전문가들은 잠수부들이 지지대 없이 몸 하나로 견딜 수 있는 최대 조류 속도를 1노트로 보고 있다. 유속은 29일까지 매일 초속 0.1m씩 빨라지다가 다음달 1일부터 서서히 느려질 전망이다.
거센 조류를 뚫고 그나마 유속으로부터 자유로운 선체 안에 들어가면 또 다른 장애물이 버티고 있다. 김 경장은 “물에 불은 이불이나 카페트가 떠 다녀 움직임이 제한되고, 늘어진 소방 호스 등에 걸리면 빠져 나오기 힘들다”고 전했다. 수심이 깊은 곳으로 잠수해 들어갈수록 물 위로 떠오르기 전 감압을 해야 하는 시간이 길어져 수색할 수 있는 시간이 더 짧아지는 것도 고민거리다.
기상 여건도 수색팀 사이에서 “하늘도 무심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나쁘다. 27일 오후 사고 해역은 바람이 초속 10~14m로 강하게 불었고, 파고도 2~3m로 높은 상황. 26일 풍랑 예비특보에 이어 27일 오후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됐다. 해상의 기상 여건은 수중 수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지만, 바람이 불고 비가 오면 잠수부의 컨디션이 나빠지고 수색을 보조하는 선박 운용도 어려워진다고 수색팀은 전했다.
진도=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손효숙기자 shs@hk.co.kr 정지용기자 cdragon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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