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25일 동부제철에 긴급 자금을 지원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자신의 금융자회사 지분과 한남동 자택을 담보로 제공하고 자산 매각 방식을 채권단에 위임하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산업은행은 이날 신용위원회를 열고 1,260억원을 동부제출에 지원하는 안건을 의결하고, 이날 만기 도래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상환자금 921억원을 우선 지원했다.
이로써 동부는 일단 유동성 위기에서는 벗어날 수 있게 됐다. 동부는 지난해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 동부발전당진, 동부직스프레스 등의 지분 매각과 함께 동부특수강 기업공개(IPO), 김준기 회장의 사재출연 등을 통해 총 3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자구계획안을 발표했지만, 자산매각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 산은 등 채권단과 마찰을 빚어왔다.
김준기 회장은 이번 자금지원을 받기 위해 30억원대로 알려진 한남동 자택과 동부화재 지분(7%) 및 계열사 주식 일부를 내놓기로 했다. 산업은행은 김 회장의 장남인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이 보유한 동부화재 지분(13.29%)을 요구했지만, 동부는 대신 동부제철 인천공장의 부동산 일부를 담보로 제공했다.
급한 불은 껐지만 자구계획안의 조속한 이행 압박은 지속될 전망이다. 동부는 다음 달부터 8월까지 총 1,8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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