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지기 친구들의 우정 여행은 이별 여행이 됐다. 인천 용유도 섬마을에서 같이 뛰놀았고 서로의 청춘을 응원했으며 중년이 돼 누군가의 아내로 남편으로 살면서도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던 용유초등학교 28회 졸업생들은 마지막까지 함께였다.
환갑을 맞아 2박3일 제주도 단체여행을 떠났다가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온 영유초 동창생 7명의 영결식이 25일 오전 인천 국제성모병원에서 치러졌다. 세월호에 탑승했던 동창생 17명 가운데 구조된 이는 5명뿐. 8명이 숨졌고 4명은 여전히 실종 상태다.
장례식장 지하 2층과 3층에 각각 마련된 최모(60), 이모(60), 정모(60), 심모(60ㆍ여), 문모(57ㆍ여), 윤모(61ㆍ여), 김모(61ㆍ여)씨의 빈소 주변에는 지인과 시민 등 200여명이 모여 저마다 고개를 떨구고 고인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오전 8시 7명의 영정을 앞세운 운구 행렬이 인천경찰청 소속 경찰관 16명에 의해 연장자 순으로 운구 차량으로 향하자 유족들은 “난 이제 어떡하라고, 어떡해”라며 오열했다.
운구 차량 7대는 고인들의 삶의 터전이자 평생의 추억이 어린 영종도 삼목항, 용유초교 삼거리 등을 차례로 들렀다. 이 중 5명의 유해는 ‘마지막까지 함께였던 친구들과 지낼 수 있도록 하자’는 유족 뜻에 따라 부평승화원에, 2명은 먼저 떠난 부인과 부군을 따라 각각 인천 백석 천주교묘지와 경기 광주 분당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 봉안됐다.
세월호 침몰 당시 물이 차오르자 다가오려는 친구에게 “위험하니 이 쪽으로 오지마”라고 소리친 뒤 끝내 빠져 나오지 못한 동창회장 백모(60)씨도 지난 22일 부평승화원에 안치됐다. 인천=조아름기자 archo1206@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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