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가 동부지역 친러시아 무장시위대 진압 재개에 나선지 이틀 만인 24일(현지시간) 양측의 무력충돌로 무장시위대 5명이 사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무력 사용에 “결과가 따를 것”이라며 경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종부 군사개입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군과 경찰특공대가 도네츠크주 슬라뱐스크 북부의 불법 검문소 3곳을 제거하고 테러리스트를 최대 5명 사살했다고 밝혔다. 자세한 무력충돌 상황은 전해지지 않았다. 슬라뱐스크에서는 20일에도 정부군 소속으로 추정되는 무장세력과 민병대 간 교전으로 최대 5명이 사망했다.
사망자가 발생하지는 않았지만 우크라이나군과 친러 무장시위대간 무력충돌은 23일 밤부터 동부지역 곳곳에서 벌어졌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23일 온라인성명에서 동부 도시 스비아토고르스크 외곽의 마을 1곳을 친러 무장시위대로부터 해방시켰다고 밝혔다.
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크라이나군이 도네츠크주 마리우폴 시청사를 탈환했다고 밝혔다. 그는 마리우폴 시청사를 장악했던 시위대가 물러가고 시장이 집무실로 복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역 매체는 “야구 방망이 등으로 무장한 수십 명이 건물을 점거 중이던 시위대를 공격해 5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아바코프 장관은 또 24일 슬라뱐스크 인근 아르테미프스크지역의 군부대가 러시아군 도움을 받은 친러 무장시위대에게 공격 당했으나 물리쳤다고 밝혔다. 그는 “70여명의 무장시위대가 러시아군 지휘를 받아 무기를 탈취하고자 습격해 이를 격퇴하는 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투르치노프 대통령 권한대행은 슬라뱐스크에서 친 정부 성향 정치인 등 2명이 납치된 후 숨진 채 발견되자 22일 동부에서 친러 무장시위대 진압 군사작전 재개를 명령했다. 우크라이나 국가보안국은 24일“러시아 특수부대 출신인 스트렐코프가 이끄는 무장세력과 정보기관 소속 중령 이고리 베즐레르 등이 납치ㆍ살해 사건과 연관됐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친러 무장시위대에 대한 공격이 본격화하자 러시아는 연일 구두 경고 수위를 높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한 미디어포럼에서 중앙정부가 동부의 친러시아 활동가들에 무력을 사용하면 결과가 따를 것이라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군사작전을 펼쳤다면 중대한 범죄”라며 “이는 군사작전 결정을 내린 사람들에게 그 결과가 수반될 처벌적 군사작전”이라고 말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23일 러시아인이 공격받아 이익을 침해 당하면 군사적으로 대응할 수 있음을 경고한 바 있다. 이는 그 동안 러시아가 절대 우크라이나 국경을 침범하지 않을 것이라던 주장과 다른 입장으로 해석된다.
한편 미하일 오켄도브스키 우크라이나 중앙선관위 위원장은 24일 “동부지역 상황이 복잡하지만, 국민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데 방해물은 없다”며 무력충돌 사태와 관계없이 다음달 25일 조기 대선을 강행할 뜻을 내비쳤다. 현지에서는 친서방 세력인 과도정부에 맞서 동부지역의 친러 세력이 독립 선언과 분리를 요구하면서 조기 대선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