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LG유플러스 대리점과 판매점에선 팬택의 ‘베가 시크릿업’휴대폰이 자취를 감췄습니다. LG유플러스가 판매를 전격 중단한 것이지요. LG유플러스와 팬택 사이에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발단은 지난 18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LG유플러스는 95만원인 베가 시크릿업의 출고가를 59만원으로 내려 판매한다고 전격 발표했는데요. 출고가라는 게 원래 제품을 만든 회사에서 정하는 건데, 팬택 아닌 LG유플러스가 가격 인하를 발표하는 게 좀 이상했죠. 아니나 다를까, 팬택은 “우리와 합의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실 출고가 인하는 서로 ‘윈윈(win-win)’의 선택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경영 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팬택은 가격인하를 통해서라도 판매량이 늘면 좋은 것이고, LG유플러스도 2차 영업정지를 앞두고 저렴한 단말기를 통해 가입자 수를 크게 늘릴 수 있었죠. 실제로 LG유플러스에 따르면 베가 시크릿업은 당초 하루 300대 가량 판매됐으나 출고가 인하 이후 2,500대씩 팔렸다고 합니다.
LG유플러스의 출고가 인하 발표 이후 양측은 협상을 진행해왔습니다. 팬택은 “출고가 인하 때문에 대당 35만원의 재고보상금을 떠 안게 됐으니 다른 단말기를 추가로 선구매해달라”고 요구를 했습니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이 요구에 난색을 표시했지요. 결국 양측의 협상은 깨졌고, LG유플러스는 매장에서 베가 시크릿업을 치워버렸습니다.
그런데 이 불똥이 지금 엉뚱한 곳으로 튀고 있습니다. 출고가 35만원 할인이 그냥 할인이 아니라, 불법 보조금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죠. 게다가 다른 이동통신사가 팬택의 휴대폰을 선구매해주면서, LG유플러스와 팬택 사이의 협상이 깨지도록 막후조정을 했다는 소문까지 돌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쯤 되면 이동통신사에 대해 할 말을 다 할 수 있지만, 팬택은 ‘을(乙)’의 입장이라 냉가슴만 앓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정상영업을 해도, 영업중단이 되어도 이동통신시장의 싸움은 끝이 보이질 않습니다.
강희경기자 kst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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