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전 중국 회사에서 배를 빌리고도 돌려주지 않은데다 재판에서 졌는데도 배상금을 지급하지 않고 버티던 일본 회사가 중국 법원의 압류 조치에 결국 항복했다.
중일 언론에 따르면 일본 미쓰이(三井) 상선은 지난 23일 중국 법원에 40억엔(약 405억원)을 납부했다. NHK는 미쓰이가 압류가 계속될 경우 업무에 지장이 생길 것으로 판단, 사태의 타개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해방일보(解放日報)도 미쓰이 상선이 중국 기업에 대한 배상금 29억엔과, 이자 11억엔을 합쳐 40억엔을 지불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중국 상하이(上海)해사법원은 지난 2007년 중국의 선박왕 천순퉁(陳順通)의 후손들이 선박 임차 계약을 위반한 미쓰이상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지만 미쓰이상선이 계속 배상금 지급을 미루자 지난 19일 저장(浙江)성 마지산(馬跡山)항에 있던 미쓰이상선의 선박 ‘바오스틸이모션호’를 압류했다. 이에 일본 정부는 "1972년 공동성명에 담긴 양국의 국교 정상화 정신을 근본부터 흔드는 것"이라며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중국 법원의 강경한 태도에 일본 기업이 손을 들며 관련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은 24일 중일전쟁 당시 선박 4척을 일본 해군 등에 징발당한 ‘베이팡(北方)항업’이 톈진(天津)시 법원에 관련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회사측은 약 25억 위안(약 4,200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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