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중음악 역사에 큰 영향을 준 ‘미8군 쇼’가 시작된 지 올해로 61년째, 미8군 무대에서 시작한 국내 록 그룹의 앨범이 처음 나온 지는 50년이 됐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26일부터 8월 31일까지 강원 춘천시 남이섬 노래박물관에서 ‘미8군 쇼 60년사 & 대한민국 그룹사운드 50년사 특별전, 그 기록과 증언’이 열린다.
미8군 쇼의 역사와 미8군 무대에서 활약한 그룹들의 시대별 변천사를 되돌아보는 전시회로 기획 및 구성은 대중음악평론가 박성서씨가 맡았다. 박씨는 24일 “외국의 리듬과 악기를 받아들여 우리의 가락으로 소화한 음악인들이 르네상스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음악으로 한국 대중음악을 꽃피웠다”며 “미8군 쇼는 우리 대중음악의 지도를 바꾸며 중요한 전환점의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분단 역사의 산물인 ‘미8군 쇼’는 한국전쟁과 함께 한국에 주둔하고 있던 주한 미 제8군을 위한 공연을 가리킨다. 1953년 휴전과 함께 미8군 쇼단은 전국 각지의 미군 캠프 내 클럽에서 음악과 춤 등 버라이어티 쇼를 선보였다. 김홍탁 차중락 윤향기 차도균 옥성빈으로 구성된 5인조 록 밴드 키보이스와 신중현이 이끌던 애드 훠가 미8군 쇼로 명성을 얻다가 1964년 잇따라 앨범을 발표했다. 그 해는 미8군 쇼단 출신 그룹이 앨범을 낸 첫 해였고, 한국 록이 시작된 해였다.
박씨는 “음악에 대한 꿈과 열정을 표출할 수 있는 공간을 찾지 못했던 음악인들이 미8군 쇼로 모이며 한국 대중음악의 진원지 역할을 했다”며 “작곡가 김희갑과 가수 조용필 윤복희 패티김 나미 최이철 박인수 김시터스 등이 모두 미8군 쇼를 거쳐갔다”고 했다.
이번 전시회에선 미8군 쇼의 60년 역사와 한국 록 그룹의 50년 역사를 보여주는 각종 기록이 모인다. 미8군 쇼와 관련한 흑백 사진과 당시 발매됐던 LP 재킷과 연주자들이 쓰던 악기 등이 전시장을 채운다. 앨범 재킷과 가사, 해설을 덧붙여 전시하는 ‘시대별 그룹사운드 노래 베스트 100’, 오래 전 미8군 쇼 영상을 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시사회와 그룹 키보이스의 윤향기와 김홍탁 등을 초청해 이야기를 나누는 ‘박성서의 토크 콘서트’도 열릴 예정이다. 8월 16, 17일 남이섬에선 록 그룹 1세대부터 현재 활동하는 인디 밴드까지 모이는 ‘그룹사운드 50년’ 축하공연, 직장인 밴드 경연대회 등이 부대행사로 열린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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