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45) LG 감독이 최근 성적부진 책임을 지고 23일 전격 사퇴했다. LG관계자는 조계현(50) 수석코치가 당분간 감독 대행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견된 결과였다. 김 전 감독은 이날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경기장에 나오지 않았다. LG구단은 “김 감독이 개인 사정으로 불참했다”고 해명했지만 몇 시간 뒤 “김 감독이 사퇴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김 전 감독은 지난해 DTD(Down Team is Downㆍ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로 상징되는 LG를 일으켰다. 11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 선수들과 함께 섰다. 4월 10승10패, 5월 10승13패, 6월 16승5패, 7월 10승6패, 8월 13승9패, 9월 11승9패, 10월 2승2패 등 시즌 내내 LG는 신바람 야구를 펼쳤다. 한 선수는 “감독님이 없었다면 가을 야구도 없었다”는 말로 김 전 감독의 상징성을 표현했다.
하지만 올 시즌 가라앉은 팀 분위기가 발목을 잡았다. 전날까지 최근 10경기에서 9패를 당하는 등 17경기에서 4승1무12패, 2할5푼의 성적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믿었던 마운드의 평균자책점은 5.46. 타자들도 번번이 찬스에서 고개를 숙였다. 김 전 감독은 자신이 지휘한 마지막 경기(22일 대구 삼성전 1-8 패배)를 마친 뒤 “감독 책임이다”는 말을 남겼다.
20일 발생한 벤치 클리어링 사태도 이번 자진 사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팬들은 한화 정근우에게 빈볼을 던진 정찬헌, 빈볼을 지시한 당사자, LG 선수단 전체를 향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한화 쪽에서 “이렇게 한쪽으로 여론이 쏠리는 건 처음 본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LG는 22일 선수단 전원이 삭발을 하고 정신 무장을 했지만 ‘떠나는’ 김 전 감독의 발걸음을 막지 못했다.
한편 롯데 전준우(28)는 홈런포 2방을 날려 넥센의 팀 최다 연승을 가로 막았다. 전준우는 이날 목동 넥센전에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2홈런) 3타점 맹타를 휘둘러 팀의 10-2 완승을 이끌었다. 8연승으로 팀 창단(2008년) 후 최다 연승 타이를 이뤘던 넥센은 기록 경신에 실패했다.
인천에서는 NC가 SK를 5-3으로 제압했다. 두산은 대전에서 한화를 9-6으로 따돌렸다. 한편 이날 프로야구는 2만4,643명이 전국 4개 구장을 찾아 83경기 만에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역대 3번째 최소 경기 기록이며, 총 관중 수는 101만6,109명이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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